추석 연휴를 6일 앞둔 24일 오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한 생선가게에서 상인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명절에 자식들은 안와도 조상께 차례는 지내야 해서 제사음식 장만할려고 시장에 나왔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일시 폐쇄됐던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이 추석 연휴를 6일 앞둔 24일 오후 모처럼 활기에 찬 모습이다.
상인들은 추석을 앞둔 대목장으로 생각하고 좌판을 펼친 뒤 지나가는 손님을 향해 상품의 신선도를 홍보했다.
"지난 설 때는 발 디딜틈도 없었는데 이번 추석에는 코로나19 때문인지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 하지만 상인들은 직격탄을 맞아 한명도 없었던 2주전보다 늘어난 손님들과 가격 흥정을 하며 한개라도 팔기 위해 노력했다.
말바우시장 인근의 한 식당에서는 지난 9월 초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시장까지 여파가 미쳐 폐쇄 조치됐다.
상인들은 재개장을 위해 자진해 검사를 받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시장 전체구역 청소와 방역을 마쳤다. 그러나 코로나19 시장이라는 인식이 생겨 손님들이 찾지 않았다.
상인들은 묘안을 짜내 스스로가 '코로나19 음성'이 새겨진 목걸이를 걸고 손님들에게 직접 홍보했다. 상인들의 노력이 통했는지 시장은 점차 회복됐다.
이어 추석 대목장이 선 이날 시장 전체에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한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물건값을 1000원이라도 깎아보려는 손님과 상인의 가격흥정이 곳곳에서 벌여졌다.
엄마의 손을 잡고 시장을 따라나선 어린이는 코끗을 자극하는 분식집을 지나치지 못하고 그자리에 서서 멍하니 바라봤다.
과일가게의 한 손님은 비닐봉지에 담겨 있는 깐밤을 한참 들여다 보며 "벌레 먹은 것 같다"며 한봉지 5000원짜리를 4000원에 가져갔다.
생선가게에서는 고등어 3마리가 1만원에 팔렸고 상인은 깎아달라는 손님의 비닐봉지에 옆에 있던 마른 멸치를 한 웅큼 집어 넣으며 흥정을 마쳤다.
상인들은 '코로나19 음성' 목걸이는 착용하지 않았지만 마스크와 비닐장갑은 꼭 끼고 손님을 맞이했다.
또 시장 곳곳에는 마스크 필수 착용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수시로 코로나19 주의사항이 방송됐다.
한 상인은 "코로나19 때문인지 지난 설처럼 손님이 없다"며 "그래도 2주전보다는 상황이 많이 좋아져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선가게 상인은 "타지에 있는 자녀들이 이번 명절에는 오지 않아서 인지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딱 제사 때 사용할 양만 구입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60대 여성 손님은 "코로나19 때문에 서울에 있는 자녀들에게 오지 말라고 했다"며 "제사 음식만 구입할려고 시장에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한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