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각각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양사 모두 엔진 관련 대규모 품질비용(충당금)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한 가운데 현대차는 적자로 전환한 반면 기아차는 적자를 면했다.
26일 현대차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손실이 313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27조5758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와 원화 강세 등 비우호적인 환경에도 SUV·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확대되면서 제품 믹스 개선 효과를 거뒀고,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으로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엔진 관련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영업부문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한 5조439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앞서 3분기 경영실적에 세타 GDI 등 일부 엔진에 대한 추가적인 충당금 설정과 선제적인 고객 보호 조치를 위해 약 2조1000억원 규모의 품질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23억원이 감소해 323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마이너스 1.1%를 나타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 역시 각각 3623억원, 1888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현대차는 3분기 실적과 관련 "주요 국가들의 봉쇄 조치 완화 이후 판매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세가 이어져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은 3분기 엔진 관련 충당금이 큰 규모로 반영돼 적자전환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엔진 관련 충당금은 선제적인 고객 보호와 함께 미래에 발생 가능한 품질 비용 상승분을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 반영했다"며 "해당 품질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차는 같은 날 3분기 영엽이익이 195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 급감한 수치다. 다만 대규모 품질비용 발생에도 적자 전환은 피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한 16조3218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상이익은 48% 감소한 2319억원, 당기순이익은 59% 감소한 1337억원 등을 기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엔진 관련 충당금은 선제적인 고객 보호와 함께 미래에 발생 가능한 품질비용 상승분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반영한 만큼, 해당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구조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기아차는 앞서 3분기 경영실적에 엔진 관련 1조2600억원 규모의 품질 비용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에 따르면 각 공장 별 보증기간을 재평가 해 실질적으로 반영된 규모는 1조131억원 수준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실적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에 1조131억원을 더한 1조2000억원 수준이 품질비용을 반영하지 않았을 경우의 영업이익으로 볼 수 있겠다"며 "지난해부터 강조한 골든 사이클의 신차 효과가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고 전 부분에서 판촉비 등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은 단기적이거나 지엽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중장기적으로 여러 노력을 한 결과로 얻어지는 구조적인 변화이기 때문에 기아차의 전반적인 혁신과 개선 사항이 시장에서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여겨진다"고 했다.
이어 "지금 계획 중인 신차 출시나 시장 확대 및 수익성 개선 등의 전략을 고려하면 이같은 구조적인 변화가 꾸준히 지속될 수 있지 않겠냐"며 "내년부터 본격화 될 기아차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변화 효과까지 가세한다면 추가적인 시너지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