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폭염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사망자 수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코로나19로 결혼을 미루면서 혼인 건수는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8월 사망자 수는 2만528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7명(6.7%)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1년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으며 증가 폭은 1994년 이후 26년 만에 가장 컸다. 사망자와 출생아 수는 계절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통상 같은 달끼리 비교한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증가 추세에 있는데다가 8월 폭염과 열대야로 평년보다 기온이 1.5도 높아지면서 사망자 수에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을 집계하지는 않지만, 주별 사망자 수를 보니 8월 중순 이후 과거 3년 최대치보다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8월 중순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시점으로 주 단위 사망자 수를 비교한 결과 과거보다 늘었다는 것이다. 다만 통계청은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사망자 수가 늘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8월 출생아 수는 2만2472명으로 전년보다 1899명(-7.8%)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1년 이래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 이후 57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 2016년 4월부터 53개월째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경신중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5.2명이다.
1~8월 누계 출산율 역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18만8202명을 기록했다. 전년(20만8018명)보다는 9.5%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 30만 명을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연간 출생아수는 2017년(35만7771명) 사상 처음 30만 명대로 내려온 후 빠르게 감소해 지난해 30만2676명으로 겨우 30만 명을 넘어선 바 있다.
8월 인구 자연증가(출생아 수-사망자 수)는 -2812명으로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인구 자연 감소가 유력해졌다.
코로나19로 결혼식을 미루면서 8월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18.0%(3303건) 감소한 1만5033건에 그쳤다.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셈이다. 감소 폭 또한 역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건수는 8457건으로 전년보다 597건(-6.6%) 줄었다.
김 과장은 "2012년 이후 혼인 건수가 감소하는 추세이고 혼인 연령층인 30대도 감소했다"며 "신고일수도 지난해 21일에서 올해 20일로 감소한데다가 코로나19로 결혼을 연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