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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기능이 돌아왔다
  • 호남매일
  • 등록 2020-11-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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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단양에 업무가 있어 일을 마치고 이른 시간에 페러 글라이딩 장소가 있는 카페 산에 아침 9시에 올랐다. 늦가을 아침에 오른 카페 산에서 마신 카페라떼 맛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맛이었다. 불연 듯 그 카페 산에서 만난 카페라떼 한잔을 먹고 싶어 무작정 길을 나섰다.


이번 가을에는 해질 무렵의 카페 산을 만나고 싶어 해질 무렵 당도하였다. 무작정 길을 떠나는 것이 신선하기도 또는 재미있으면서 오늘은 어떤 놀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설렘이 있어서 좋다.


4시간이 걸려 도착한 단양에는 가을이 가득 내려앉았다. 가을 풍경들을 바라보는 것만 해도 좋아 휴게소에서 멈출 시간도 없이 목적지를 향했다.


단양 패러글라이딩이 있는 활공산 카페 산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늦가을을 만나니 가슴이 상쾌하다.


노을을 바라보고 돌아올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늦은 밤에 도착해도 편안한 집이 있어 여행은 즐겁다. 집은 편안한 안식처이며 쉴 수 있는 공간이며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코로나 19로 집의 기능이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가 2단계만 넘어도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집은 다양한 놀이 공간, 온라인 방송 수업을 듣는 공간, 운동하는 공간 등 옷을 껴 입듯이 다양한 공간으로 탈바꿈 하였다.


산업사회에서는 집이라는 공간은 넓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코로나 19 시대에는 삶의 환경들이 많이 바뀌었다. 집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면서 집이라는 공간은 휴식의 공간을 넘어, 업무를 봐야하는 공간, 공부를 해야 하는 공간 등 다양한 공간으로 변신하였다.


2021년 트랜드 코리아에서는 레이어드 홈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집이 보여주는 의미를 세 가지로 구분하였다. 하나, 기본 레이어는 기존에도 수행해 왔던 기능을 심화하는 층이다. 둘, 응용 레이어는 그동안 집에서는 별로 하지 않던 일을 집에서 해결하는 층이다. 셋, 확장 레이어는 집의 기능이 집안에서만 이루어지지 않고 집근처, 동네로 확장되면서 상호작용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 예를 들어 보면은 집의 기능이 심화되면서 위생 가전, 인테리어사업이 넓어졌다.


코로나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해외여행을 못가는 대신에 집 환경을 바꾸려는 홈 인테리어가 많이 늘었으며, 가구를 바꾸고 집안 환경을 개선하려는 소비층이 늘어났으며 넷플릭스 영화를 집에서 보는 시간이 많아져 가전제품을 새롭게 바꾸는 현상이 나타났다.


가족의 변화다. 밀레니언 가족의 등장이다. 그동안 살림을 하는 공간은 여성의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남성도 요리를 하고 가족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등장하였다. 그래서 주방가구 인테리어 사업이 확장되면서 우리 집이 이렇게 바뀌었어요. 인트타그램을 통해서 업로드한다.


한편, 집은 일과 여가의 기능을 담당한다. 이제 집은 온택트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방송을 들어야 하며, 재택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가족의 수에 따라 자신의 업무와 과제를 수행해야 하므로 독자적인 공간이 있어야 하므로 방의 기능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 19로 집의 기능이 돌아 왔다. 집에서 콘서트를 보고, 운동을 한다. 집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집은 방들의 가출로 인하여 집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렸다.


산업사회에는 일터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집에 있어야 할 방이 가출을 하였다. 빨래방, 노래방, 놀이방등 가출했던 방이 다시금 자기 자리를 잡고 있다.


코로나 19가 우리에게 가져온 환경 변화는 다양하다. 집콕 생활을 하면서 홈의 가치가 상승되었다.


집에서 있으면서 삶의 아름답게 가꾸고 자신만의 영역을 넓히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우리의 삶의 변화는 집의 기능부터 달라졌다는 것은 삶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집은 삶이 되어야 한다. 직장생활의 연장, 학교생활의 연장, 온택크의 현장이다. 그러므로 집 공간은 삶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현장이 되어야 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본연의 자세로 돌아 왔다는 생각을 하니 오래전 우리의 어머니는 아랫목에 이불로 밥을 싸 두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자식과 남편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집은 그런 공간이 되어야 한다.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는 휴식의 공간, 삶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집은 휴식, 삶을 넘어 그 이상의 공간으로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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