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10명이 7일 오후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9층에서 광주 북구청이 주최한 '5·18민주화운동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해 5·18세계화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이 5·18민주화운동의 세계화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광주 북구는 5·18 40주년을 맞아 지난 7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9층에서 '5·18민주화운동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열었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베트남·캄보디아·케냐·우즈베키스탄·쿠바·멕시코·동티모르 등 외국인 유학생 13명이 참여했다.
전남대에서 유학중인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3세 엄밀라나(21·여)는 '님을 위한 행진곡'의 세계화를 제시했다.
그는 "홍콩 등 아시아 곳곳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시위나 행사에서 사용한다"며 "5·18을 모르는 외국인들도 '님을 위한 행진곡'을 통해 5·18의 감동과 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프로그램 내 5·18민주화운동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고려인은 한국인의 혈통을 가졌지만, 대부분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며 "우즈베키스탄 한국어 센터 내 5·18 교육은 고려인이 한국에 대해 배우고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는 케냐 출신 윌슨(26)은 "5·18 학술대회는 연구자들의 서류 수집 발표회에 그치거나, 어려운 전문 용어 사용으로 대중을 소외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5·18 체감·인식도 조사를 통해 공감대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윌슨은 "'시민'으로부터 촉발한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 감명을 받았다"며 "케냐의 집회·시위 과정은 정치인들의 이익·선동으로 시작, 시민은 '정치적 희생양'으로 끝이 난다. 케냐 등 민주 투쟁을 이어가는 국가들을 상대로 5·18민주화운동의 과정 설명·대안이 담긴 프로그램 고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유학생은 K-POP·드라마·영화 등 '한류'와 5·18민주화운동을 잇는 방안도 제시했다.
서울 삼육대학교에 재학 중인 중국 출신 요지니(23·여)는 "세계적 가수로 떠오른 방탄소년단(BTS)이 노래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을 알렸다. 세계 여러 나라 팬들이 해당 노랫말을 해석, 5·18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며 "유명 가수 등을 통한 5·18 홍보는 세계인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엄밀라가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북구는 외교 주역인 유학생들이 민주·평화의 상징 5·18을 세계에 알리기를 바라는 취지와 함께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편, 광주 북구 등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5·18한국어말하기대회' 참가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국립 5·18민주묘지·전남대학교 민주길 탐방 행사도 진행한다.
/한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