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핵 협상을 담당해왔던 관리로는 사실상 마지막 방한으로 북한에 도발 자제와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마지막까지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7일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의 초청으로 비건 부장관이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고위급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오는 9일 최종건 제1차관과 외교차관 회담을 진행한 후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비건 부장관은 한국 당국자들을 만나 한미동맹과 인도태평양 전역의 지역 안보·안정·번영을 위한 우리의 공동의 약속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과 관련해 지속적인 긴밀한 조율"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북미 싱가포르 합의 직후인 지난 2018년 8월 미국 대북특별대표에 임명돼 2년4개월간 대북 실무 협상을 총괄해 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국무부 부장관으로 임명된 후에도 대북특별대표를 겸임하면서 우리 정부와 북미 협상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 왔다.
오는 1월20일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 종료와 함께 비건 부장관 역시 대북 업무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기보다는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과거 미 정권 교체기처럼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과 같은 도발에 나설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강견 노선으로 전환될 수 있는 만큼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략 도발을 자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자가 승리를 선언한 지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도 특별한 대미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북미 관계 설정에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 매체도 바이든 당선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으며, 북한 당국은 해외 공관에 미국을 자극하는 대응을 할 경우 해당 대사를 문책할 것이라며 단속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