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번 주 비공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오 전 시장이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 또는 합당하면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힌 만큼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돌파구가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오 전 시장 측은 10일 통화에서 "이번 주에 안 대표와 만남을 가질 것 같다"며 "이미 안 대표 측에 연락은 한 상태고, 주말 이후 약속을 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 측도 "오 전 시장 측과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 안 됐다"면서도 "금주 중에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오 전 시장은 조건부 출마를 하면서 오는 17일까지 안 대표 결단을 촉구했고, 당내 경선후보 등록도 18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회동에서 안 대표의 '결심'을 재차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으로서는 안 대표를 설득하기 유리한 환경이 마련된 분위기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근 보궐선거 후보 본경선을 100% 시민 여론조사로 하면서 안 대표의 참여를 위한 판을 깔아둔 상태다.
당 일각에서는 당원투표 20%·시민 여론조사 80%로 된 국민의힘 예비경선을 외부 후보에게는 면제하는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안 대표가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 논의를 위해서는 누구라도 만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입당·합당보다는 야권의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 대표는 오 전 시장이 조건부 출마를 한 지난 7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건 서울 시민들과 모든 야권 지지자들의 공감대"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입당·합당에는 거리를 뒀다.
안 대표 측은 통화에서 "(안 대표는) 오 전 시장을 만나서 옳고 그름의 문제를 따지기보다는, 야권에 많은 이견과 해법이 있기 때문에 이번 주 여러 야권 구성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면서도 공약 발표 등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로서 본인의 행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단일화 논의에 매몰되기보다는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