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2년 연속 50㎏대에 그치며 30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하루에 쌀밥 한 공기(150g 기준)를 겨우 먹는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학교 등 집단 급식이 줄어든 영향이지만 집밥족이 늘면서 간편식 쌀 소비는 늘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0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양곡년도(2019년 11월 1일∼2020년 10월 31일) 가구 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7.7㎏으로 전년보다 1.5㎏(2.5%) 줄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며 1990년 119.6㎏에서 1998년 99.2㎏으로 20㎏가량 줄었고, 2019년에는 59.2㎏으로 반토막이 난 데 이어 2년 연속 5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쌀 소비량도 1인당 158.0g으로 1년 전보다 2.5% 줄었다. 밥 한 공기가 150g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국민 1인당 하루 한 공기 정도 만 쌀밥을 먹는 셈이다.
1970년 373.7g이던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997년 280.6g, 2010년 199.6g으로 점차 줄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감소하며 지난해 처음 160g 밑으로 떨어졌다.
밥상에 오르는 쌀의 양이 줄어든 대신 밀가루, 콩·팥 등 두류, 고구마·감자 등 서류 등의 기타 양곡 소비량은 증가했다. 1인당 연간 기타 양곡 소비량은 8.7㎏으로 1년 전보다 6.1% 늘었다.
기타 양곡 중에는 콩·팥 등 두류(1.9㎏)와 고구마·감자 등 서류(3.1㎏) 소비량이 전년보다 늘었다. 잡곡(1.1㎏)은 전년보다 소폭 줄었고, 보리쌀(1.4㎏), 밀가루(1.1㎏)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전체 양곡 소비(66.3㎏)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87.0%로 0.8%포인트(p) 줄었다. 기타 양곡이 차지하는 비중은 13.0%로 0.8%p 커졌다.
지난해 가구가 아닌 제조업 사업체의 연간 쌀 소비량 역시 65만130t으로 전년보다 12.6% 감소했다. 식료품 제조업의 쌀 소비량은 43만6683t으로 11.7% 감소헤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다만 즉석밥 등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 제조업의 쌀 소비량은 10만2955t으로 4.6% 늘었고, 과자류 및 코코아 제품 제조업도 9710t으로 4.6% 증가했다.
음료 제조업 쌀 소비량은 21만3447t으로 14.4% 감소했다. 주정 제조업(-17.6%)과 탁주 및 약주 제조업(-12.4%) 모두 감소 폭이 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냉동밥 등 식사용 조리식품 수요는 증가했으나 떡류·장류·탁약주용·주정용 등 수요는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쌀 소비량 감소에 대응해 적정 수준으로 벼 재배를 유도하는 한편, 식습관 개선, 가공산업 육성 등 쌀 소비기반 확충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