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소방안전본부는 지난 2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건물 화재 현장에서 시민들이 옥외소화전·소화기로 초기 진화에 나서 큰 피해를 막았다고 4일 밝혔다. (사진=광주소방안전본부 제공) 2021.02.04.
광주·전남 화재 현장에서 시민들이 발 벗고 초기 진화에 나서 큰 피해를 막았다.
4일 광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낮 12시40분께 광주 북구 용봉동 4층 규모 건물에서 불이 났다.
1층 상가 외부에서 시작된 불길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인근 골목까지 번지려던 참이었다. 지나가던 중년 남성이 소방당국에 황급히 신고했지만, 검붉은 화염에 발만 동동 굴렀다.
이 때 한 시민이 인근 건물에서 소화기를 들고 나와 화재 현장에 접근, 소화액을 뿌렸다.
서성이던 다른 시민들도 곧바로 소화기를 들고 뒤따랐다. 이들은 '불이야'를 연신 외치며 건물 내 대피를 유도했다.
이어 인근 종교 시설 내 옥외 소화전에 연결한 소방 배관을 연결했고, 담장 너머로 배관을 넘겼다.
옥외 소화전과 연결된 배관을 맨 손으로 잡아 쥔 시민들은 초기 진화에 적극 나섰다. 화마와의 사투가 5분째 이어질 무렵, 소방당국이 도착해 8분 만에 잔불을 껐다.
이 불로 공사 자재 일부와 벽면·천장 등 10㎡가 타거나 그을려 소방서 추산 309만7000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해당 건물에는 10여 명의 입주민이 있었지만 무사히 빠져나와 인명피해는 없었다.
광주소방 관계자는 "주민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하마터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불을 무사히 끌 수 있었다"며 "평소 소화기·옥외소화전의 위치와 사용법을 익히고 있었던 것이 초기 진화에 크게 기여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광주 북부소방서는 화재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인명·재산을 구한 시민 5명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같은 날 전남 완도의 한 상가에서도 불이 났으나 시민들의 발 빠른 대처가 빛났다.
이달 2일 오전 6시42분께 완도군 완도읍 한 식당에서 불이 났다. 때마침 길을 지나던 외국인은 서투른 한국어로 건너편 마트 상인에게 화재 사실을 알렸다.
새벽녘에도 상인은 곧바로 뛰쳐나와 불이 난 가게에 머물던 2명을 대피시켰다. 또 마트 내 비치해 둔 소화기를 꺼내 와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
홀로 소화기 5개를 모두 쓰자, 수도와 연결한 고무관을 이용해 불길을 껐다. 소방당국이 도착했을 때에는 불은 꺼졌다. 이 불로 식당 실내 76㎡ 중 일부가 탔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완도소방 관계자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한 시민의 용감한 행동이 화재 추가 피해를 막았다. 소화기 설치와 사용법에 관한 홍보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한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