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대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가 16조원 넘게 감소했다. 반면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에도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소득세는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2월호'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걷힌 국세수입은 285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조9000억원(-2.7%)이나 감소했다. 지난해 세입예산(예산 편성 대비 세수 예상액·3차 추경 기준) 279조7000억원보다는 5조8000억원(2.1%) 더 걷혔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 수입이 55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조7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증감률로 보면 23.1%가 줄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9년 법인세가 72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2019년 경기 둔화,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개별기준)은 2018년 112조원에서 2019년 56조원, 지난해 상반기 30조3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부가가치세는 64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조9000억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 중 지방에 배분되는 지방소비세율이 지난해 15→21%로 인상되면서다. 여기에 코로나19 타격으로 수입마저 2019년보다 7.1% 감소하면서 부가세가 쪼그라들었다.

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근로소득세 등 소득세는 93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조5000억원 늘었다. 부동산 거래량 증가와 증권거래가 늘면서 양도소득세가 7조6000억원 늘어난 2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80만5000호였던 주택매매건수는 지난해 127만9000호로 47만4000호(58.9%)나 늘었다. 증권거래대금은 2019년 2288조원에서 지난해 5709조원으로 3421조원(149.5%) 증가했다.

근로소득세는 4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취업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용직 근로자가 늘어난 데다가 근로장려금(EITC)·자녀장려금(CTC)이 4000억원 감소하면서 전년보다 2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취업자는 21만8000명 감소했으나 상용직은 30만5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소득세는 7000억원(-4.2%)이 감소한 16조1000억원이었다.

정유사의 유류세 지원 등으로 지난해 교통세는 13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등으로 관세도 전년보다 8000억원 쪼그라든 7조1000억원으로, 2019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명목 민간소비액은 907조3000억원으로 전년(925조7000억원)보다 18조4000억원(-2.0%) 뒷걸음질했다.

종합부동산세, 증권거래세 등 기타 국세는 4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조8000억원 늘었다. 상속·증여세는 자산가격 상승 및 주택 증여 등의 증가로 전년보다 2조원 증가한 1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증권거래세는 8조8000억원으로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정시장가액 비율(85→90%) 인상 및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 영향으로 9000억원 늘어 3조6000억원이었다. 주세는 5000억원 감소한 3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의 주요 관리대상사업 318조9000억원 중 12월까지 305조6000억원을 집행해 연간계획 대비 95.8% 집행률을 달성했다. 중앙부처가 267조8000억원 중 255조2000억원(95.3%)을, 공공기관은 51조1000억원 중 50조4000억원(98.6%)을 집행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실적치는 기금 결산 후 취합·분석을 거쳐 4월 초 국가결산 발표 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