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 평균 소득이 800만원인 상대적 고소득 가구와 2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 간 사교육비 격차가 5배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전반적인 사교육비 지출이 감소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에서는 지출 감소 폭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0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8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조사 대상 시기(3~5월, 7~9월)에 코로나19 대유행과 강화된 거리두기에 따른 행정조치로 학원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소득 수준별로 보면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비(50만4000원) 감소 폭은 6.4%였는데, 그 이하 구간으로 가면 감소 폭이 커졌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 가구일수록 사교육비를 덜 줄였다는 의미다.
소득구간별 감소 폭은 ▲700만~800만원 가구(42만5000원)에서 -9.1% ▲600만~700만원 가구(35만7000원) -11.8% ▲500만~600만원 가구(31만원) -13.0% ▲400만~500만원 가구(25만7000원) -14.9% 등이다.
다만 월 소득 200만~300만원 가구나 저소득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200만원 미만 가구에서는 각각 감소 폭이 10.8%, 5.2%로 다시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에서는 고등학생 자녀 비율이 높다는 특성 때문에 사교육비 지출을 크게 줄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교육 참여율을 보면 소득에 따른 격차가 드러났다. 8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0.1%로 전년 대비 4.5% 줄었는데, 700만~800만원 가구(79.9%)는 6.6%, 600만~700만원 가구(74.2%)는 9.4% 등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소득이 2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39.9%로 800만원 이상 가구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학생 성적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도 높았다. 고등학교 성적 상위 10%인 학생들의 1인당 사교육비는 48만5000원으로 전체 평균(38만8000원)보다 10만원 가량 많았다. 11~30% 구간은 46만3000원, 31~60%는 41만3000원, 61~80%는 34만원 순이었다. 하위 20%는 27만원을 쓰고 있었다.
맞벌이 부부일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높았다. 맞벌이 가구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1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지만, 외벌이 가구는 13.5% 감소한 26만6000원이었다. 사교육 참여율도 맞벌이 가구가 69.8%로 외벌이(63.7%)보다 높았다.
자녀가 1명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2000원, 사교육 참여율은 68.5%로 나타났다. 자녀수 2인 가구는 사교육비 30만7000만원, 참여율 68.8%를 나타냈다. 3명 이상인 가구는 각각 22만2000원, 58.9% 수준이었다.
고등학생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1인당 82만9000원)이었고 이어 경기(68만8000원), 대전(65만원) 순이었다. 중학생 사교육비 지출은 서울(63만4000원), 경기(51만4000원), 인천(48만8000원) 순이었다. 초등학생은 서울(42만4000원), 광주(34만2000원), 인천(32만8000원) 순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보면 서울(57만9000원), 광역시(42만원), 중소도시(41만9000원), 읍면지역(32만4000원) 순으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