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없어도 물을 데워야 해 공공요금 부담이 너무 커요."(목욕탕 운영자)
"수입은 바닥인데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돼서 속상해요."(예식업체 관계자)
10일 오전 광주시청 중회의실. 시장과의 대화에 참석한 소상공인 업종 대표들이 코로나19로 고통스럽고 힘겨운 상황들을 차례차례 토해냈다.
소상공인들은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매출 감소와 각종 제한에 따른 지원금 지급 제외, 임대료·인건비·공공요금 등 고정비용 부담 등 현장의 어려움을 꾸밈없이 토로하며 다양한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목욕업중앙회 천영태 광주지회장은 "목욕탕은 손님이 없어도 물을 데워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공공요금이 너무 많아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하소연한 뒤 "기본요금 감면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70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어르신들의 건강과 청결을 위해 '광주형 경로목욕비 바우처사업'을 제안했다.
광주예식업협회 윤민하 회장은 "매출 규모 탓에 재난지원금과 시 지원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되고 있다"며 지원 방안 마련을 요구했고, 광주학원총연합회와 한국노래연습장협회도 지자체의 지원을 요청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영업신고만 하고 사업자등록은 하지 않은 업소가 많다보니 (사업자 등록이 안됐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에서 누락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이 가능토록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다.
숙박업소 대표는 "연매출 4억 원 이상이면 지원에서 제외된다"고 지적한 다음 이에 대한 개선과 함께 착한 임대료 운동을 지속시키고 확산시켜 달라고 건의했다.
광주소상공인연합회 이경채 회장은 "광주시에서 소상공인의 말못한 어려움을 들어주기 위해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줘 고맙다"며 "이 자리에서 건의된 내용들이 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학원, 노래연습장, 예식업, 단란주점, 제과점업, 휴게음식업, 목욕업, 숙박업, 세탁업, 이미용업 등 각 업종 대표 14명이 참석했다.
행사를 주재한 이용섭 시장은 "코로나19라는 거대 재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한다"며 "소상공인이 행복해야 광주가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다각적인 지원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 8일과 9일 조선대 장미의거리, 전남대 후문을 잇달아 방문해 소상공인들이 겪는 애로를 현장에서 직접 파악했다.
한편 광주시는 그동안 코로나19와 관련, 12차례에 걸쳐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했고, 3차례에 걸친 3무(무담보·무이자·무보증료) 특례 보증으로 2만6309개 업체에 6571억 원의 융자를 지원했다.
또 지역화폐인 광주상생카드를 발행해 2년간 지역 내 사용액이 1조 원을 돌파했고, 비대면 주문배달 추세에 맞춰 수수료 2%대의 광주형 공공배달앱을 준비하는 등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와 자영업자 매출 증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한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