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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2세 체제 농심, 롯데와 어떤 관계 설정할까 '주목'
  • 호남매일
  • 등록 2021-03-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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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격호·신춘호, 형제간 갈등 봉합 못하고 1년 사이로 영면 신동원·신동빈, 화해 넘어 협력의 시대 열 수 있을 지 관심



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향년 92세로 영면에 들면서 신동원 부회장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관심은 사촌지간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 지 여부다.



아버지인 신춘호 회장은 고(故)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라면사업을 진출하는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져 이후 서로간 왕래는 물론 선친의 제사를 따로 지낼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지난해 1월 신격호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돌아가셨을 때 신춘호 회장이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만 빈소에 보낸 것이 형제간 남아있는 앙금을 가늠케 한다.



결국 두 형제는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1년 사이로 영면에 들고 말았다. 이에 따라 오너 2세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너 1세가 못한 화해를 넘어 협력의 시대를 열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신춘호 회장은 1958년 롯데에 입사해 1961년까지 부사장으로 형인 신격호 명예회장과 함께 일했다. 1962년에는 일본 롯데로 옮겨 이사로 활동했다.



그러던 신춘호 회장은 롯데그룹 안에서 라면사업을 추진했고 형인 신격호 회장은 라면사업은 진출은 시기상조라며 반대의 뜻을 보이며 만류했지만 신춘호 회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신춘호 회장은 1965년 35세에 한국으로 들어와 자본금 500만원으로 현재의 농심 사옥이 있는 서울특별시 동작구 신대방동에 라면 뽑는 기계를 들여놓고 라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농심의 모태가 되는 롯데공업의 시작이었다. 롯데공업은 1965년 12월 당시 유행하던 닭고기 육수를 사용한 '롯데라면'을 선보였고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라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갔다.



1968년에는 롯데공업의 세 번째 라면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한국군에 납품된 왈순마를 출시해 큰 매출을 올렸고 이어 1971년에는 소고기라면으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1971년 새우깡, 1975년 10월 농심라면, 1976년과 1978년 인디안밥과 바나나킥을 잇따라 시중에 선보였다.



이중 농심라면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카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이를 계기로 신춘호 회장은 롯데와의 결별을 결심하고 1978년 3월 회사 이름을 농심으로 변경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라면사업을 전개하는 동생이 못마땅하던 신격호 명예회장이 "롯데라는 사명을 사용하지 말라"는 엄포를 놓은 것도 사명을 변경하게 된 주된 이유로 꼽힌다.



결국 회사명이 롯데공업이 농심으로 바뀌는 것을 계기로 피를 나눈 두 형제는 의절했고 이후 왕래는 물론 사업에서도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



지난해 1월 신격호 명예회장이 돌아가셨을 당시 동생은 형의 빈소를 방문하지 않았고 1년 뒤 신춘호 회장도 숙환으로 별세했다. 그렇게 두 형제 모두 영면에 들며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




오너 2세들의 경영이 본격화된 가운데 농심 후계자인 신동원 부회장과 롯데그룹의 후계자인 신동빈 회장이 향후 어떤 관계를 설정할 지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오너 2세들의 관계는 1세와는 달리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원 부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사적인 만남을 가지며 친목을 도모해왔고 현재도 허물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돌아가셨을 당시 신동원 부회장이 아버지를 대신해 장례 일정 동안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를 지킨 것이 이들의 사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또 신춘호 회장 빈소 내부에 신동빈 회장과 신동중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조화가 놓인 것도 오너 2세들의 시대에는 앙금을 풀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인다.



일각에서는 농심과 롯데그룹 계열사간 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 출시 등 많은 사업에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동원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오너 2세들이 아버지 시대에는 하지 못했던 두 그룹 사이의 갈등의 골을 좁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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