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제조업 체감경기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 세자릿수 지수까지 올라섰다.
5일 광주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 129개사를 대상으로 '2분기 제조업 기업경기 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경기실사지수(BIS) 전망치는 전분기(71) 대비 46포인트 상승한 '117'로 집계됐다.
이 같은 전망치는 지난 2019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상회한 수치다.
광주상의는 지난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지만 백신 상용화 시작으로 소비·투자심리가 개선되고,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체감경기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분석했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기준치(100) 미만이면 향후 경기가 전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식음료(145)', '유리·시멘트·콘크리트(171)', '철강·금속가공(127)' 등 대부분 업종이 기준치(10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부품(81→115)'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매 호조 지속과 신차 출시·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수출물량 확대,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으로 체감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IT·가전(79→113)'은 집콕(집에 머무르기) 트렌드 지속에 따른 가전제품 수요 증가와 더불어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한 맞춤형 신제품 출시 등으로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철강·금속가공(85→127)', '유리·시멘트·콘크리트(33→171)'도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 가동과 글로벌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기준치를 웃돌았다.
반면, '기계·금형(95)', '화학·고무·플라스틱(89)'은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과 원자재값 증가 등을 우려해 기준치(100) 이하를 보였지만 전분기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86→150)은 유럽 등 주요국 중심의 글로벌 경기 회복 움직임과 신제품 출시 등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됐다.
중소기업(69→114)도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에 따른 경제활동 정상화와 소비·투자심리 개선 기대감으로 체감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외리스크로는 '환율 변동성(34.1%)', '신흥국 경기침체(31.0%)', '유가상승(27.1%)', '(미·중 무역 갈등 포함) 보호무역주의(26.4%)', '북한 이슈(0.8%)' 순으로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지역제조업체들은 코로나19가 경제·산업·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인식했다.
설문조사 업체의 '76.7%'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4차 산업혁명·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답했다. 아울러 국내 소득 양극화 정도도 '더 심화됐다(89.1%)'고 응답했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회복 움직임에 따라 코로나19로 악화됐던 지역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면서 "감염증 재확산 우려가 아직 남아있고, 비즈니스 환경에도 급속한 변화가 이루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유망기회 선점을 위해선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