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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낯선 학교 봄철 체육대회 풍경
  • 호남매일
  • 등록 2021-04-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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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원상 대신 '거리두기상' 시상 단체 종목 폐지·음식물 반입 금지 코로나19 확산세에 연기·취소도


"휘날리는 만국기 밑에서 목청껏 소리치며 우리 반을 응원하던 때가 그립습니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가 광주 지역 각급 학교의 봄철 체육대회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단체 응원상'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상'을 만들어 시상하는가 하면 단체종목 폐지, 음식물 섭취 금지, 학부모 참석 금지 등 체육대회가 펼쳐지는 운동장에서 낯선 모습이 연출되는 것이다.



27일 광주 모 고등학교에 따르면 고심 끝에 학생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8일(2학년)과 9일(1·3학년) 봄철 체육대회를 진행했다.



광주지역 코로나19 상황이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던 시기인 점, 마스크에 갇혀 답답함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학교와 학생회는 운동장 옆 스탠드(계단형)에 거리 두기 테이프를 붙이는 것과 지정 좌석을 마련하는 것으로 체육대회 준비를 시작했다.



체육대회의 꽃(?)인 응원상은 폐지했다. 마스크를 착용했더라도 큰소리치는 행위는 하지말자는 판단이었다.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상을 제정했다. 체육대회 기간 거리두기를 잘 지킨 학생들에게 주는 상이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생회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 무시할 수 없어 학교운영위원회에 체육대회 개최 여부를 묻기도 했다. 인접 학교의 눈치까지 봐야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학생들의 갑갑함을 잠시나마 덜어 줄 수는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봄·가을 체육대회를 취소했던 광주 모 중학교는 오는 30일과 다음 달 7일 학년별 봄철 체육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축구와 농구 등의 단체 경기는 포기했다. 반별 대표가 출전, 자유투(농구)와 승부차기(축구)로 대신한다. 이어달리기도 장갑을 착용한 뒤 진행한다. 학생 간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다. 응원석도 페인트칠을 통해 거리와 구간을 분리하기로 했다. 간식이나 음료의 반입도 금지했다. 학부모도 출입할 수 없도록 했다.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이 학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광주 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이번 체육대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5월 봄철 체육대회를 계획하는 광주 지역 상당수 학교도 연기나 취소를 검토하는 실정이다.



광주 또 다른 중학교 관계자는 "따사로운 봄볕 속 운동장에서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마음껏 소리칠 수 없는 학생들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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