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을 통한 국민 통합 메시지가 담긴 5·18 제41주년 기념식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됐다.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열린 보훈처 주관 기념식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정관계 주요 인사와 5·18민주유공자·유족·시민 등 99명만 참석했다.
기념식은 헌화·분향,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경과 보고, 기념공연 1막, 기념사, 기념공연 2막,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열렸다.
기념식은 진정한 사과·용서·위로를 통해 5·18정신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으로 재점화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진실 규명으로 지역적 한계와 세대 장벽을 초월하고 전국화·세계화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국민 통합을 이루자는 취지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부정한 권력이 야만과 광기로 내달릴 때, 광주는 깨어있는 시민의식과 민주 역량을 보여줬다. 독재에 맞선 모든 이웃과 시민을 내 가족처럼 보듬어 안은 하나 된 공동체였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우리 모두는 광주에 빚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해와 용서는 지속적인 진상 규명과 가해 당사자들의 진정한 사과, 살아있는 역사로서 '오월 광주'를 함께 기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계엄군으로 참여했던 군인들의 용기 있는 진술로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이 시점에도, 내란 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핵심 책임자들은 단 한마디의 고백과 사과도 없다. 역사와 광주 이름으로 요구한다. 그날의 진실을 밝히고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라"고 역설했다.
또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시민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한 오월 광주의 정신은 코로나19 위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에 절실하다. 지난해 대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해 치료를 위한 의료시설마저 부족해진 위기에 처했을 때, 광주가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줬다. 이것이 오월 정신이다. 오월 정신을 국민 통합의 정신으로 계승해 나가자"고 밝혔다.
기념공연 1막(광주의 오월)에서는 배우들이 '기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된 5·18 당시 일기 등을 활용한 독백 형식의 공연을 선보였다.
배우들은 1980년 광주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주소연의 5·18일기와 동아일보 기자 김영택의 5·18 취재 수첩 내용을 홀로 말하며 시민의 의로움을 재조명했다.
'다시는 독재의 구렁텅이로 빠지지 않고 이 땅에 찬란한 민주의 꽃을 피울 그날까지 총궐기합시다'는 내용의 1980년 5월 25일 광주시민의 성명서 낭독도 그 날의 민주화를 위한 열망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41년 만에 영정을 찾은 '초등학생 희생자' 전재수와 '투사회보(민주시민회보)'를 펴낸 박용준 열사의 사연을 담은 영상도 상영됐다.
계엄군 학살의 실상과 시민의 저항·임무 등이 담긴 투사회보는 시민 투쟁의 동력이었다.
기념식 주제인 '우리들의 오월'에 쓰인 글꼴은 박 열사의 글씨를 본따 만든 '투사회보체'로 이날 처음 대중에 공개됐다.
2막 공연에서는 5·18 사적지와 미얀마 민주화 투쟁 상황을 보여주며 민주화의 등불이 된 5·18 의미를 고찰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이내 오디션 방송 팬텀싱어 참가자인 바리톤 김주택과 합창단 시함뮤(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 배우들)가 송창식의 노래 '우리는'을 합창했다.
기념식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 전원이 제창하며 마무리됐다.
/한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