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쑥 섬에 다녀왔다. 쑥 섬에는 쑥보다는 수국 꽃이 한창이다. 바다와 수국은 너무나 잘 어울린다. 바다를 품은 수국꽃밭을 본다.
쑥 섬에서는 쑥 보다는 수국보다, 바다보다, 감탄하다 시간을 보낸다. 쑥 섬에서 만날 수 있는 쑥은 봄에 채집한 쑥이다.
어제는 단오였다. 음력 5월 5일은 단오 날이다. 조선시대 단오는 4대 명절이다. 단오는 모심기가 끝나고 이어지는 명절이라 많은 놀이가 있다.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놀이에는 창포물에 머리감기, 그네타기 놀이. 더워지는 시기를 준비하기 위해 부채 만들기, 수리취떡 만들어 먹기,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등 다양한 행사와 놀이가 있다.
단오는 조선 시대 명절로 문학, 미술, 놀이로 통해 그 시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소설 춘향전에서 춘향이와 이도령이 만나는 날도 단오다. 조선 시대 3대 화가 중 김홍도는 씨름으로 단오풍경을 남겼으며, 신윤복의 단오풍정은 머리를 감고, 그네를 타는 여인이 등장하여 단오 날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단오 날에 삶과 연관된 활동은 익모초와 쑥 뜯기다. 쑥을 뜯어서 쑥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오월 초닷새에 새벽, 닭이 첫 울음을 울기 전에 사람처럼 생긴 쑥 이파리를 뜯어 잘 말려두었다가 뜸을 뜨면 효염이 좋고 이날 뜯은 쑥은 사람에 좋아 여러 독을 없앤다.’ 라고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오 날에는 쑥을 베어 말리는 일이 먼저다.
쑥은 단군신화로부터 시작한다. 곰은 쑥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 그러므로 쑥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다. 쑥은 음식, 한방, 명절에 꼭 사용되어 봄이 되면 쑥을 뜯으러 들로 산으로 아낙네들은 바구니를 들고 나섰다.
3월에 쑥은 좋은 약이 되고 4월부터 5월가지 쑥은 베어 말려 뜸을 뜨거나 한방약으로 사용하였다.
쑥 채취 마지막 시기가 단오다. 이때 채취하는 쑥은 약쑥이라고 한다. 4대 명절인 단오 날에도 떡을 만들고 쑥이나 수리 취를 넣어서 떡을 만들어 먹었다.
단오 날에 채취한 쑥은 단오 이전의 쑥은 약성이 모자라고 단오가 지난 것은 독성이 있어 단오 날 즈음에 채집해 3년 묵은 쑥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단오 날이 되면 쑥을 뜯어 말리는 것이 일과였다.
단오 날이 다가와 단오 명절을 홀로 기념하기 위해 쑥 섬에서 사온 쑥으로 만든 미숫가루를 타서 먹었다.
쑥 섬의 쑥은 품질이 좋다. 사방이 바다로 들러 싸여 있어 해풍을 이겨내며 자라는 쑥은 미숫가루, 차, 말린 쑥으로 물을 끊여 먹을 수 있다.
쑥이 유명한 섬은 쑥 섬과 강화도 약쑥이다. 쑥은 우리나라 어디에나 자라며 흔하디흔한 식물이다.
어릴 적 기억에 냇가에 수영하러 갈 때에도 쑥을 뜯어 귀를 막았으며. 넘어지거나 다칠 때에도 쑥을 쪄서 발라주며 상처가 나았다.
이러한 것들이 이어져 내려온 것만 보더라도 민간요법으로 많이 활용되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름철에는 모기 퇴치하기 위해 쑥에 불을 피웠으며, 한방에서는 약 찜을 한다. 또한 쑥은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골고루 자라며 특히 섬 지방에서 자라는 쑥은 약효가 뛰어나 좋은 재료로 선정되었다.
제주도 민간요법에서도 쑥에 대한 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쑥은 다년초로서 쑥 맛은 쓰고 약성은 따스하나 독이 없어 이용도가 높다 하겠다. 같은 쑥이라 할지라도 바닷가나 섬에서 자생하는 것이 더욱 약효가 좋다고 해서 애용된다. 쑥은 단오 날이 좋다는 속신(俗信)이 있어서 제주도에서는 흔히 음력 5월 5일에 채집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쑥은 말려서 일본으로 다량 수출도 되어졌으며, 이 쑥으로 찹쌀떡을 만들어 먹으면 속병에 좋다고 해서 애용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쑥은 음식, 한방에도 많이 활용되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쑥을 한국어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첫째,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둘째 국화과에 속한 쑥, 산쑥, 덩불쑥, 참쑥, 물쑥 등을 통들어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쑥은 고유의 언어로 본다면 안으로 깊이 들어가거나 밖으로 내민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쑥은 쑥 들어갔다. 쑥 나왔다. 두 가지를 포함한다. 언어로 접근해 봐도 쑥은 관계가 많다.
단오는 점점 잊혀져가는 명절이 되었다. 단오 날에 쑥을 베러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 단오 날을 맞이하여 쑥으로 된 음식을 먹어보자. 단오 날에는 쑥 뜯으러 가자. 아니 쑥이 웃자랐으니 쑥 베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