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수출 회복을 주도한 것은 중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가 2분기에는 수출에 일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올해 하반기 IT부문 부정적 영향이 완화되고 주요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16일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에 실린 '최근 우리 수출의 회복 요인 평가 및 향후 전망'에 따르면 한은이 최종귀착지 기준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의 수입 수요가 우리나라 수출 회복을 견인했지만, 올 1분기에는 중국의 기여도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주요국 GDP 지출항목별(소비·투자) 우리 수출 유발효과가 다른 점을 감안하고, 글로벌 분업체계 효과를 반영해 최종귀착지 기준으로 주요국 수입수요의 우리 수출 기여도를 분석했다. 수출의 최종귀착지는 우리나라의 수출품을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국가를 의미한다.
수출에 대한 주요국의 기여도를 살펴보면 미국의 우리 수출에 대한 기여도는 지난해 3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하락한 반면 중국은 점차 상승하면서 올해 1분기에는 미국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 수치를 보면 올 1분기 기준 중국 기여도가 전기대비 3.8%포인트 늘어난 가운데 미국 0.4%포인트, EU 0.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기저효과 기여도는 2.4%포인트 감소했다.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에는 미국 기여도가 전기대비 9.3%포인트로 가장 의존도가 높았고, 중국 0.5%포인트, EU 0.5%포인트 등이었다.
이굳건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의 재화소비 회복 및 재고확충에 따른 비IT 품목 수입 수요 회복이 우리 수출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 1분기 들어서는 중국의 소비·투자 회복에 따른 IT 품목 수입 수요가 개선되면서 우리 수출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대비 증가율이다 보니 한번 높아지면 낮아지는 측면이 있어 1분기 미국 기여도가 중국보다 낮아진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중국 기여도가 높을 수 있지만 미국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 기여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 2분기의 경우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효과, 중국의 성장세 지속 등으로 이들 국가의 수입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우리 기업의 휴대폰용 반도체 생산차질 등 공급측 요인이 수출에 일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연간으로 볼 때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장은 "2분기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증가율이 높은데 반도체 공급부족 등 제약 요인 때문에 증가율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는 한파로 가동 중단됐던 미국 삼성 반도체 공장이 정상화 되면서 3분기부터 국내 완성차 생산차질이 완화될 것으로 보여지는 등 연간으로 볼 때 공급부족 문제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반기에는 백신보급 확대로 미국 등 주요국의 소비가 수입유발 효과가 낮은 대면 서비스소비 위주로 회복될 경우 우리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이 과장은 "종합적으로는 IT부문 공급측 요인의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고 경기부양책 효과, 주요국의 높은 가계 저축률에 따른 펜트업(억눌린) 수요 등으로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중 우리 수출도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