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기업의 과반 이상은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희망하고 있고, 10곳 중 4곳은 최저임금 인상 시 감원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도 경영상의 부담인데 추가로 임금을 인상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 기업들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5일 광주상공회의소가 제공한 광주지역 1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도 최저임금 관련 지역 기업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53.9%를 차지했다.
반면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은 43.5%, 현재보다 '인하해야 한다'는 2.6%로 조사됐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속에서 이어지는 원자재가격 인상과 주 52시간제 전면 확대, 대체공휴일제 본격 시행으로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부작용 발생 우려감이 반영됐다.
기업들은 최저임금 추가 인상시 '수익성 악화→매출 감소→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 경영환경의 악순환을 가장 크게 우려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원가 상승(60.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인건비 부담에 따른 인력 감축(31.6%)', '제품가격·물가상승(14.5%)', '자동화 등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일자리 감소(9.2%)' 순으로 이유를 들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응방안으론 '생산효율성 제고 노력(49.6%)'을 하겠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신규채용 축소(22.6%)', '기존 근로자의 인위적 감원(7.8%)', '아웃소싱 또는 해외이전(5.2%)' 등을 꼽았다.
이는 응답기업의 35.6%가 일자리 감축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저임금 준수를 위해 필요한 대책으론 '신규 채용자 인건비 지원(28.7%)'과 '최저임금 상승분 보전 지원(27.0%)'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광주지역 기업의 60.6%는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근로자 비중은 '10% 미만(34.8%)'이거나, '20% 이상 30% 미만(31.8%)' 기업이 가장 많았다. '50% 이상' 기업도 18.2%에 달했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주로 '생산직(74.2%)'이었으며, '일반사무(19.7%)', '영업(4.5%)', '미화·배송·납품 등 기타(7.6%)' 직무 직군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최근 이어지는 경기 회복의 방해요소가 될 수 있고,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며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인 기업의 애로를 감안한 현실적인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