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BBC가 소개한 전남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 영국BBC뉴스 홈페이지 캡처. (캡처 사진 제공 = 전남도교육청)
"처음으로 텃밭을 가꿔 봤습니다. 새로운 경험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전남도교육청이 운영중인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올 봄 초등학생 자녀 2명과 함께 서울에서 순천 낙안으로 생활 터전을 옮긴 학부모 A씨.
아이들이 곧바로 적응하는 모습에 걱정을 던 A씨는 자신만의 농촌 생활 도전기를 써 내려갔다.
마트에서 구입했던 상추·양배추 등 각종 채소를 텃밭에 심어 만족할만한 수확물을 얻었다. 첫 수확의 소소한 기쁨을 맛봤다.
낙안마을에서 전통주를 빚는 장인으로부터 제조법을 익혀 이웃에 직접 담은 전통주를 나누며 정을 쌓아 나갔다.
인근 바닷가를 찾아 미역을 채취해 보는가 하면 지척의 보성 녹차밭에서 다도(茶道)를 배우는 등 새로운 경험을 즐기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냈다.
자녀들의 일상도 언제나 즐겁다. 서울에선 의무적으로 가야만 했던 학교지만 이 곳에서는 당연히 가야만 하는 곳, 가면 재밌는 곳이었다.
승마·등산·물놀이·마을학교 프로그램 참여 등 이전 학교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체험 활동들로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학교 이야기로 저녁 밥상머리 대화는 늘 풍성했다.
A씨는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단순히 농산어촌 유학을 체험으로 끝내기보다는 조금 더 낙안에서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각을 이어가기 위해 A씨는 최근 이 곳에 작은 빵집을 열었다.
2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2기 전남농산어촌 유학생 접수 결과 초등학생 111명, 중학생 21명 등 132명의 학생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지역 별로는 서울 120명·경기 3명·광주 9명이다.
서울 지역 희망 학생의 경우 가족체류형 96명·농가홈스테이형 12명·센터형 12명, 경기는 가족체류형 2명·농가홈스테이형 1명, 광주는 가족체류형 5명·농가홈스테이형 4명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오는 8월5일부터 11일까지 유학 프로그램 2기 2차 신청을 받는다.
지난해 12월 전남교육청과 서울교육청은 서울 학생들이 전남농산어촌 학교로 전학, 생태친화적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유학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하기로 업무협약을 맺고 그 동안 관련 사업을 펼쳐왔다.
서울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1기 유학생을 모집한 결과 초등학생 66명·중학생 16명 등 모두 82명이 최종 전학을 결정했다.
도교육청은 이들을 상대로 유학 기간 연장 여부를 물었으며, 그 결과 A씨 등 58명(68%)이 잔류를 희망했다.
/최수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