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내수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KDI는 8일 발표한 '경제동향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증가하며 경기가 회복되고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 4월 8개월 만에 '경기 부진 완화' 평가를 내놨다. 5월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경기 회복'으로 표현 수위를 높이더니 이달까지 긍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코로나19 4차 확산 여부가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방역 수준을 최고 단계로 강화했다. 수도권은 지난달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됐다. 비수도권은 지난달 27일부터 3단계가 적용 중이다. 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오는 22일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KDI는 "방역 조치 강화는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내수 회복세를 일부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의 확대로 소비심리가 일부 위축됐으며 원자재가격 상승이 더해지면서 기업 심리도 개선 흐름이 둔화됐다"고 봤다.
주요 지표를 보면 수출은 대다수 품목에서 물량과 가격 모두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7월 수출은 554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9.6% 증가했다. 이는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반도체(39.6%), 철강(41.5%), 석유제품(72.8%)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산업생산의 경우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많이 증가하며 경기 회복세가 지속됐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불확실성도 커졌다.
6월 전(全)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6.7%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25.5%)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자동차(23.5%)와 1차 금속(20.0%)도 크게 증가함에 따라 11.9%나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금융·보험업(10.1%), 운수·창고업(9.4%) 등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6월 기준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p) 상승하며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p 상승하며 13개월 연속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1998년 7월부터 1999년 8월까지 14개월 연속 상승한 이후 21년 10개월 만에 가장 긴 상승세다.
다만 상승세를 이어가던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8월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의 영향으로 하락(101→96)했다. 비제조업 BSI 전망치도 83→81로 소폭 하락하는 등 기업 심리의 개선 흐름도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다.
6월 소매 판매는 1.6% 증가했으나 향후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 회복세도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전월(110.3)보다 7.1p 하락한 103.2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지표인 6월 설비투자는 기계류(11.4%), 운송장비(6.2%)가 증가하면서 10.0% 늘었다. 선행지표인 7월 자본재 수입액도 14.6% 증가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는 것을 봤을 때 설비투자 개선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6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8만2000명 증가했으나 코로나19 재유행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계절 조정 고용률(15세 이상)은 전월과 같은 수준인 60.6%를 기록했다.
7월 소비자물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2.6% 상승률을 보였다. 기저효과 완화로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상 여건 악화,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원/달러 환율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전월 말보다 24.2원 오른 1150.3원을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는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전월 말(3296.7)보다 2.9% 하락한 3202.3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