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의 최초 설계자인 박병규 전 광주시 경제부시장이 18일 '공장으로 간 철학소년'(324쪽·아논컴퍼니 출판)이라는 책을 펴냈다. (사진=아논컴퍼니 제공) 2021.08.18
'광주형 일자리' 설계자인 박병규 전 광주시 경제부시장이 '공장으로 간 철학소년'(324쪽·아논컴퍼니 출판)이란 책을 펴냈다.
광주형 일자리란 사회적 대화와 참여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으로, 첫 성과물이 공공부문의 일자리 질 개선과 민간부문에서의 자동차공장 설립이었다.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 질서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짜는 일이다. 이러한 일은 사회적 대화와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지라 또 하나의 민주화 과정이다.
'광주형 일자리라는 거대한 기획과 실천을 하면서 박 전 부시장은 언제나 다른 사람 옆에서 함께 걸었다'고 회상한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바닥부터 걸어온 그를 참으로 빛나게 하는 것은 광주형 일자리"라고 말한다.
박 전 부시장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구로공단 노동자로 지내면서 '좋은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대기업 노조위원장을 세 번 역임하고 광주형 일자리 정책을 제안한 뒤, 그 실현을 위해 광주시 사회통합추진단장과 경제부시장을 지낸다.
그리고 시장이 바뀐 뒤에도 광주시 요청에 따라 사회연대일자리 특별보좌관직을 수행하며 자동차공장 유치를 해낸다. 그의 실천 의지와 뚝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박성수 전 광주전남연구원장은 그를 "현장을 잘 알고, 난제를 풀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기억한다. 한국노동연구원 박명준 박사는 "광주형 일자리는 노아의 방주처럼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정책인데 착실히 준비해 세상에 등장시켰다"며 "양극화 해소에 효과적인 정책이자 사회개혁의 일자리 모델"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오랜 고민들을 풀어 새벽마다 써낸 글 속에는 시대의 희망이 어떻게 싹을 틔우고 꽃 피고 열매 맺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노사관계는 대립적이지만 상호협조할 것이 많고, 협조하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노동시장이 이중구조화 돼 있지만, 연대하면 힘 없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향상시킬 수 있고, 협력은 경쟁보다 힘이 세다"며 광주형 일자리의 기본정신이 무엇인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해돋이를 보려면 어두울 때 일어나라'. 무언가 원하는 바가 있다면 미리 준비해야하고, 일의 성공에 있어서는 타이밍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비가 올 때 필요한 것은 걱정이 아니라 우산이듯,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자리 현황판이 아니라 더 나은 일자리'라고 강조한다.'좋은 일자리와 좋은 공동체의 주체'는 '한 번도 주체가 되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자각에서 비롯된다고도 말한다.
불평등 해소의 지름길, 더 나은 일자리,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행복으로 엮을 수 있는 상생의 길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가 제시한 길을 따라 가다보면 제2,3의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보인다.
/한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