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2년째 장기화하면서 광주 주요 상권에 위치한 외식업 상점이 폐점·장기 휴업에 돌입하고 있다.
22일 광주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해부터 올해 7월 기준 일반음식점(식당·카페·술집) 2693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지난 해 광주 지역 일반음식점 폐업 신고 건수는 1698건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525건) 보다 폐업률이 약 11.3% 늘었다.
동구 충장로와 관광지 일대 술집·음식점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난으로 휴·폐업에 돌입하고 있다.
동구 충장로에서 14년 간 운영된 모 대형 프렌차이즈 스테이크 전문점은 지난달 초 문을 닫았다.
해당 전문점은 코로나19에 따른 인원 제한·매출 감소와 매장 노후화로 폐점됐다.
지난 40년 간 명맥을 이어온 동구 충장로 모 경양식집도 경영난으로 인해 이달 초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광주천~구시청 사거리 일대 술집 10여 곳도 지난 해 말부터 폐업 또는 장기 휴업에 들어갔다.
1913송정역 시장도 경영난으로 폐 점포가 속출했다.
지난 2019년 기준 1913송정역 시장 내 음식점·술집 등 점포는 85곳이었지만 현재 15곳이 폐업, 5곳은 임시 휴업 중이다.
시장 유동 인구도 5분의 1로 줄었다. 코로나19 이전 축제가 열릴 당시 하루 5000여 명이 시장을 다녀갔지만, 지난 해 일일 유동인구는 1000여 명 대에 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은 데다 방역수칙에 따라 행사 개최도 제한돼 폐점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1913송정역시장 이병광 매니저는 "시장 손님 90%가 외지인이다. 송정역 인근에 위치해 기차·KTX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시장을 주로 찾았지만, 코로나19로 지역 간 이동도 줄고 인원 제한으로 매 달 열었던 축제도 열리지 못해 손님 발길이 끊겼다"고 설명했다.
폐업·임시 휴업을 결정한 업주들은 제 2의 사업을 도모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재건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광산동에서 7개월 째 휴업 중인 모 술집 주인 A(35)씨는 "코로나19 이후 영업시간 제한으로 2차로 술집을 찾는 손님이 줄어 매출이 거의 없었다"며 "매 달 인건비·월세·재료비 등을 감당할 수가 없어 6년 만에 휴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이 용이한 메뉴로 변경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다른 매장들도 대부분 배달을 시작한 만큼 경쟁이 붙어 수익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1913송정역 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했던 B(42·여)씨도 임대인과 월세 감면 문제로 갈등을 겪다 지난 6월 폐업을 결정했다.
B씨는 "코로나19 이후 매 달 적자인 상황에서 임대인에게 월세 감면을 부탁했지만, 잘 받아 들여지지 않아 폐업을 결정했다"며"사업 재건을 위해 자영업자 무료 컨설팅 교육을 받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마땅한 사업 아이템을 찾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달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거리두기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음식점(카페·식당 등)의 경우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영업이 제한되고, 배달만 가능하다.
/한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