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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의 삶… 오페라 ‘길 위의 천국’
  • 호남매일
  • 등록 2021-08-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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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 예술대상’ 박영희 작곡으로 세계 초연 청주 11월 13~14일·서울 20~21일·광주 23일 공연

▲ 최양업 신부 초상.


한국의 두 번째 사제이자 전국을 누볐던 ‘길의 사나이’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삶이 동양인으로는 처음 ‘베를린 예술대상’을 받은 박영희 작곡가의 오페라로 제작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는 24일 오전 세계 초연 오페라 ‘길 위의 천국’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 신부의 삶과 함께 줄거리, 연출 등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길의 사나이’, ‘땀의 순교자’ 등으로 불리는 최 신부는 조선 후기 한국의 첫 신학생 3인 중 1인으로, 한국 천주교회의 두 번째 한국인 사제가 된 인물이다. 라틴어로 된 교리를 한글로 번역했다.


당시 박해를 피해 산골에 숨어 지내던 신자들이 손쉽게 천주교 가사를 배울 수 있도록 조선 사회에서 많이 불리던 가사(歌辭) 양식을 활용해 천주가사를 창작한 업적도 남겼다.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 신부의 학식과 성덕을 기려 그를 ‘가경자’로 선포했다. 재독 작곡가 박영희 소피아 교수는 2002년부터 최 신부에 대한 연구와 함께 작곡을 꾸준히 해오며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오페라를 작곡했다.


동양 철학과 한국의 소리를 바탕으로 서양 음악을 표현하려 노력하는 박영희 작곡가는 최 신부의 삶에 영감을 받았다.


최양업 신부의 역할은 한국인 최초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 코벤트가든 주역의 테너 박지민 바오로와 독일 브레멘극장 전속 솔리스트 김효종이 맡는다.


성인 최경환 프란치스코 역은 바리톤 김종표, 어머니 이성례 마리아 역은 메조소프라노 양계화, 그 시대를 살아온 수많은 여성들을 함축하는 바르바라 역은 소프라노 장혜지가 연기한다. 노이오페라코러스, 디토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공연은 오는 11월12, 13일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린다. 이후 20,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며 23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는 갈라 콘서트가 개최된다.


독일 트리어시립극장, 울름극장의 부총음악감독 및 수석지휘자를 역임한 지휘자 지중배 로마노 예술감독은 “최 신부와 박 작곡가는 200년이란 시간차를 뛰어넘어 한마음 한뜻으로 만났다”며 “이번에 세계 초연될 오페라 ‘길 위의 천국’을 통해 우리는 옛 시대와 현시대, 한국과 서양문화의 화합을 꿈꾼다”고 기대했다.


이수은 연출가는 “최 신부 삶의 일대기는 장티푸스로 쓰러지면서 끝이 났지만 매일 80리 이상 걸어가면서 기록하고 전파한 한국 천주교회의 사명은 오늘날 우리 지역사회 구석구석에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등장인물들 또한 21세기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 현재의 이야기다. 기존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는 사람들과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 간의 갈등과 고난은 인류의 문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항상 존재해 왔고 지금까지도 이렇게 엎치락뒤치락하며 전진해 가고 있다”며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 흥미로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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