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소비자물가의 급격한 오름세는 향후 점차 둔화되겠지만,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기조적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에 실린 '기조적 물가지표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기조적 물가의 오름세는 지난해 초 코로나19 충격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둔화됐다가 올해 3월 이후 다시 확대되고 있다.
기조적 물가는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관리제외 근원물가'와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조정평균물가', '경기민감 근원물가 변동' 등 6가지 기조적 물가지표를 평균한 것으로 소비자물가에서 교란요인의 영향을 제거해 중기 시계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올 4월 이후 소비자물가가 2%를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농축산물 및 석유류 가격, 관리물가 등 교란요인의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흐름에 대한 판단이 중요해졌다.
전년동기 대비 기조적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1.4%였으나 코로나19 충격으로 같은 해 4월 0.6%로 낮아졌다가 올해 3월 1.2%, 4월 1.6%, 5월 1.6%. 6월 1.7%, 7월 1.9%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기조적 물가지표는 교란요인의 영향이 제거돼 소비자물가에 비해 변동성이 낮고 지속성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동원 한은 물가통계팀 차장은 "지난해 기조적 물가지표 상승률은 0.9%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0.5%보다 평균적으로 0.4%포인트 높았던 반면올해 1~7월 중에는 기조적 물가 상승률은 1.4%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1.9%보다 0.5%포인트 낮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1월 기조적 물가와 물가가 가장 낮았던 지난해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 간의 차이, 기조적 물가가 가장 낮았던 지난해 4월과 올해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 간의 차이를 보면 소비자물가의 변동폭은 기조적물가에 비해 2배 이상 크게 나타났다.
최근 기조적 물가지표의 오름세 확대에 비추어 볼 때, 물가상승압력은 일부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자체 계산 결과 대다수 기조적 물가지표에서 40% 내외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서비스물가는 올들어 7개월간 2.5%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CPI 개별품목물가 상승률 분포가 전반적으로 상향 이동하면서 올 7월 가중중위수물가 상승률(1.4%)은 지난해 4월(0.3%)에 비해 큰
폭(1.1%p)으로 높아졌다. 또 물가상승품목의 비중을 나타내는 물가상승확산지수도 올 2분기 상승 전환됐다.
한은은 이러한 기조적 물가의 오름세 확대는 최근의 경기회복세를 반영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 차장은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향후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경제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물가에 파급되는 데 어느 정도 시차가 있다는 점을 보면 기조적물가는 향후 경기 회복 기조에 맞춰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