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72조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대기업)집단에 의한 M&A가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5일 내놓은 '2021년도 상반기 기업 결합 동향'을 보면 이 기간 기업 결합 건수는 489건, 금액은 221조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건수는 65건(15.3%), 금액은 72조4000억원(48.7%) 각각 증가했다. 대기업 집단발 결합이 91건(86.7%) 껑충 늘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의한 M&A 건수는 196건, 금액은 23조2000억원이다. 국내 기업의 M&A 전체 건수(422건)의 46.4%, 금액(30조2000억원)의 76.8%를 차지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발 상반기 M&A 금액은 지난 2018년 17조원에서 2019년 4조원으로 급감했다가, 2020년(9조원)에 이어 올해까지 3년째 증가세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주요 M&A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인텔 낸드 플래시 사업 부문 인수(10조원), 롯데물산의 롯데월드타워 몰 주식(소유권) 15% 인수(1조3855억원), IMM크레딧솔루션의 SK루브리컨츠 주식 40% 인수(1조937억원) 등이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M&A는 건수(30→51건)와 금액(4000억→4조8000억원) 모두 증가했다. 특히 계열 간 M&A가 22건에서 36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제4차 산업혁명 등 시장 변화에 발맞춰 사업을 조정하는 등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공시대상기업의 비계열사 M&A는 75건에서 145건으로 93.3%, 금액은 8조4000억원에서 18조5000억원으로 120.2% 각각 증가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 전체에 의한 M&A는 356건에서 422건으로 18.5%, 금액은 18조8000억원에서 30조2000억원으로 60.4% 각각 증가했다. 국내 기업에 의한 M&A 건수는 최근 5년(2017년 상반기 215건→2021년 상반기 422건) 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당 평균 금액도 528억원에서 715억원으로 35.3% 증가했다.
합작사 설립도 2017년 상반기 36건→2018년 상반기 39건→2019년 상반기 62건→2020년 상반기 103건→2021년 상반기 117건으로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외국 기업에 의한 M&A 건수는 68건에서 67건으로 1.5% 감소했고, 금액은 129조8000억원에서 190조9000억원으로 47.0% 증가했다.
M&A를 당한 피합병사를 보면 서비스업이 334건으로 전체의 68.3%를, 제조업은 155건으로 31.7%를 각각 차지했다.
서비스업은 금융 97건(19.8%), 정보통신·방송 52건(10.6%), 도소매·유통 32건(6.5%) 순으로 많다. 제조업은 기계·금속 46건(9.4%), 전기·전자 44건(9.2%), 석유화학·의약 39건(8.0%) 순이다.
M&A로 피합병사 지배력이 형성된 경우는 271건(55.4%)이다. 이 중 대부분(256건)은 결합 후 시장 집중도가 기준치를 하회하는 안전지대 M&A에 해당하거나, 사모펀드(PEF) 설립 등 단순 투자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다.
기업 결합 방식으로는 주식 취득이 143건(29.2%)으로 가장 많다. 회사 설립 135건(27.6%), 합병 84건(17.2%)이 그 뒤를 잇는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의한 M&A가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외 해운사 간 M&A도 6건이나 있었는데, 해운 업종 구조조정이 많이 이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