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교 광주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 소방장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입추를 지나 추석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이때 쯤 미리 벌초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벌초나 성묘를 할 때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벌초할 때 쓰는 예초기, 순식간에 날아오는 벌에 쏘이는 사고 등이 많이 나타나는데. 미리 예방과 대처방법을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벌초를 많이하는 요즘 최근 예초기는 나일론 줄로 많이 바뀌었으나, 아직 쇠 날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쇠날의 예초기를 사용하는 경우 작업중 돌 등에 의해 날이 부러져 날아오는 경우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으며, 쇠날과 나일론 날의 공통적인 부상사례는 회전하는 날에 의해 비산하는 돌에 의해 부상을 당하는 경우이다.
강한 회전력에 의해 날아오는 돌은 사방으로 튀어오는데, 눈에 맞을 경우 실명의 위험이 있으며, 피부에 맞으면 파고들 수도 있다. 주요 부상부위로는 하체가 53%로 가장 많고, 팔과 손이 24%, 머리와 얼굴이 14% 순이다. 이런 예초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예초기 칼날 주변에 보호 덮개를 씌우고 예초기 주변 15m 이내에는 사람이 접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예초기의 강한 회전력 때문에 부품이 이탈하는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부품의 연결 부분을 잘 조여줘야 하며, 예초기로 작업할 때는 복장도 잘 갖춰야한다.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인 하체를 보호하기 위해선 긴 장화나 발목 보호대가 필요하고, 맨살이 드러나지 않는 긴 옷과 장갑, 보호 안경과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예초기 사고 외 또 많은 사고가 벌쏘임 사고이다. 보통 벌초나 성묘를 갈 때에는 옷이 더러워질 것을 염려해 어두운 계열의 색을 골라 입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벌의 공격성향에 대하여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결과를 발표하였다. 자료에 따르면 장수말벌의 경우 땅속에 집을 지어 작은 진동에도 뛰쳐나와 공격을 하고 다른 말벌이 머리를 공격하는 것과는 달리 집과 가까운 다리부터 집중공격을 한다. 때문에 자세를 낮출 경우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경향이 있으니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내용으로 화려한 색상의 옷을 피해야 한다는 건 낭설이다. 어두운 색상을 더 집중공격한다고 한다. 이는 곰·오소리·담비 등 천적의 색상이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이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은색 다음으로는 갈색, 빨간색, 노란색·초록색 순이었다. 한편, 연구원에 따르면 말벌의 경우는 꿀벌과는 달리 침이 피부에 박히지 않는다. 신용카드 같은 것으로 벌침을 제거하려 들면 오히려 상처 부위를 자극,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쏘인 부위를 차갑게 한 후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꿀벌에 쏘인 경우는 침이 피부에 박혀 독액을 지속해서 주입하기 때문에 깨끗한 도구를 이용해 최대한 빨리 제거한 뒤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실수로 말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땅에 엎드리거나 팔을 휘저으며 당황하는 것보다 머리를 감싸고 벌집에서 최대한 멀리 벗어나야 한다. 말벌은 집에서 멀어지면서 공격을 하기보다는 주변의 공격대상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19에 신고하여 벌집제거 요청을 해야한다.
또한 벌에 쏘였을 경우 위험한 경우가 있다. 벌 쏘임 증상은 개인마다 편차가 크다. 벌에 쏘인 부위에만 통증을 느끼는 이도 있는 반면 몸 전체에 두드러기가 일어나고 위경련, 자궁수축, 설사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인두·후두나 기도 위쪽이 심하게 부으면서 쇼크가 일어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른 것은 면역 체계와 알레르기 반응 때문이다.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인다면 더욱 위험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이면 과다한 히스타민 분비로 혈액이 지나치게 빠져나와 혈압이 떨어지고 몸이 붓는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 부작용이 심해지고 적절한 응급조치가 없으면 쇼크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벌쏘인 후 몸 이상반응이 감지되면 지체하지 말고 119에 구급차를 요청하자.
민족대명절 추석을 맞아 조상을 기리기 위해 집을 나서기 전 사고에 대한 예방과 대처를 숙지한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안전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