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비엔날레 미술관을 찾았다. 하늘 높이 뜬 구름이 보기도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다. 예쁜 하늘을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다. 비엔날레 미술관에서 바라본 하늘은 더욱더 높고 푸르다.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며 코로나 상황에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디자인 관람을 하였다.
2021년 디자인 비엔날레는 디자인(Design)과 레볼루션(Revolution)의 합성어인 '디-레볼루션'으로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이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4차 산업혁명과 미래의 삶으로 연결되는 전시는 잠자고 있던 감각을 깨우기 위한 다양한 소재로 구성되었다.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5가지 키워드는 정보, 차원, 일상, 행위, 표현이었다.
비엔날레 전시관중 ‘한국의 현대디자인 혁신 DNA’ 중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 것은 온고지신(溫故而知新)이었다. ‘옛것을 가지고 새롭게 혁신한다.’ 에 관심을 갖고 우리 생활과 밀접한 전시를 바라보았다. ‘그중에서 한국의 삶을 넣었더니 최고가 되었다.’ 라는 제네시스 광고였다. ‘제니시스 철학은 투영하여 경험을 디자인하고 시간을 디자인한 결과’ 라는 말에 우리의 것을 시대에 맞게 재현해 세계적인 것이 되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최근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초등학교 학생들 글쓰기 지도를 한다. 밖에서 놀다 들어온 남학생이 “선생님 운동장에 우리만 아는 비밀이 있어요.” 라는 말에 궁금하여 공기도 마실 겸 밖으로 나갔다. “무서운 곳은 아니겠지?” 라고 물으며 아이들을 따라 놀이터를 지나, 느티나무를 지나, 메리골드 꽃을 지나 화단이 나타났다. “선생님 이거에요.” 아이들이 가리 킨 곳은 사루비아 꽃밭이었다.
갑자기 폭소가 터지고 말았다. 아이들이 이야기한 비밀은 사루비아 꽃 꿀이었다. “선생님 이렇게 빨아 먹으며 정말 맛있어요.” 아이들이 사루비아 꽃잎을 따다 입에 물었다. “그래 정말 맛있네.” 아이들과 함께 ‘후-하 후-하 사루비아 꽃 꿀을 빨아보았다. 어릴 적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들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우리의 삶속에서 놀이문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중·장년층이면 누구나 함께 해보았던 놀이, 특별한 도구가 없어도 사람만 보이면 쉽게 할 수 있는 놀이가 가미된 넷플릭스 드라마가 화제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실생활에 연결되어 작품으로 나타났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하는 작품이 ‘오징어 게임’이다. 넷플릭스에서 나오는 게임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어릴 적 놀이다.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방영되는 ‘오징어 게임’ 드라마는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징어게임 드라마가 넷플릭스에 공개되자 미국 1위,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누구나 아는 우리나라의 놀이 ‘구슬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줄다리기’ 놀이를 가지고 영화의 재미 요소와 스릴감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드라마가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게임이 단순하고 쉽다는 것이다. 어렵게 문제를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놀이를 가지고 영화의 진행이 이어진 것이 포인트다.
온고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은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하여 새것을 앎’이라는 사자성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기본에서 새로운 것을 도출 해는 것은 중요하다. 옛것을 가지고 새롭게 믹스 해 새로운 이슈를 끌어낸 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인 것이 많다.
우리나라의 음악 중에서 이날치의 ‘범내려온다.’ 해외반응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대한민국을 알리기 위해 유튜브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조회 수가 대박이 났다. 이날치의 범내려온다는 한복과 트레이닝복을 입고 춤을 추는 것을 본 외국인은 “한국홍보영상 왜 이렇게 창의적이에요.” 하면서 반응이 좋았다. 누가 봐도 신선하고 재미있어 춤을 출수는 없지만 누구나 아는 춤이다.
도산 안창호는 ‘자아혁신이 민족혁신의 기초다.’ 우리 민족의 살길은 자아혁신임을 간구했다고 한다. 자각과 결단은 인간으로 하여금 새 길을 걷게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끊임없는 사고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날, 푸른 하늘과 기와, 붉게 물들어가는 감, 쪽빛과 한복의 색은 잘 어울리는 색이다. 가을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가을날에는 사색하기 좋다. 옛것을 가지고 새롭게 혁신하는 삶의 자세를 실현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