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양상을 보이면서 향후 추이가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은행권에서는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가운데 당분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6% 룰'에 이어 내년 증가율도 연 4~5% 선으로 분기별 관리를 예고한 상태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279억원으로 전월 141조원보다 1720억원 감소했다. 하반기 들어 처음이다.
올해 들어 지난 5월 3조7367억원까지 감소한 경우가 있었지만 기업공개(IPO) 영향으로 직전달에 6조8401억원 폭증한 영향이 컸다. 이번 신용대출 잔액 감소는 전 은행권이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연소득 100% 이내 취급하고, 농협은행의 경우 2000만원까지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도 지난달 500조원을 돌파했지만, 매월 비슷한 증가액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기준 501조2163억원으로 전월 497조4175억원보다 3조7988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직전달 증가액(4조27억원)에 비해 줄어든 규모다.
그 결과 전체 가계대출 잔액도 직전달보다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706조3258억원으로 전월 702조8878억원 대비 3조4381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직전달 증가액(4조728억원)보다 쪼그라들었다.
은행들은 지난달 가계대출 현황에 대해 가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을 예고했고,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금리가 들썩이고 있어서다.
아울러 내년에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연간 목표치인 6%대보다 더 엄격한 4~5%대가 예고된 상태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기 시행으로 대출받기가 갈수록 더 힘들어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야 돈을 빌려서 주식·코인 투자를 하고 집도 사는 건데, 기본적으로 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초과 수익을 기대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주담대 역시 전세대출 빼고는 다 조이고 있으니 앞으로도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