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 감염병과 인공지능(AI)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인간이 비인간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소통할지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전시가 광주에서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통해 새로운 주체성을 모색하는 전시 ‘포스트 휴먼 앙상블’전이 5일부터 내년 2월27일까지 문화전당 복합 3·4관에서 펼쳐진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외 작가 14명(팀)의 작품 25점을 프롤로그, 섹션 1, 2, 3, 에필로그로 구성해 선보인다.
프롤로그 ‘상상일기’는 전체 주제를 아우르는 상징적인 그림을 그린 루카스 실라버스(Lugas Syllabus, 인도네시아)와 김제민이 채운다. 두 작가 모두 코로나 일상시대의 새로운 주체성에 대한 단상을 은유와 풍자로 보여준다.
루카스 실라버스는 포스트휴먼도 가족을 필요로 하며 인간이 향해 걸어가는 지향점은 가족임을 밝힌다. 혈연관계 뿐 아니라 친구, 파트너, 자연 안의 다른 존재들도 가족이 될 수 있음을 얘기한다.
김제민은 의인화된 잡초의 모습에 감정을 투영해 힘든 일상을 버텨가는 모습을 그렸다. 인간과 다른 종인 식물에 대한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섹션 1, 2, 3 ‘다양한 비인간의 존재’는 이경하, 레나 부이(Lena BUI, 베트남), 김설아, 황문정, 김태연, 페이 잉 린(Pei-Ying LIN, 대만/네델란드), 로버트 자오 런휘(Robert Zhao RENHUI, 싱가포르), 양희아를 소개한다.
전시는 이들 작가를 통해 인간과 다른 존재인 비인간이 어떤 존재들인지를 인지하고, 인정해볼 것을 제안한다. 식물과 동물에서부터 너무 작아서 볼 수 없거나 보이지 않는 존재들까지 다양한 비인간들을 파악하고 우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에필로그 ‘번역을 통한 비인간과의 소통 & 공감’은 새로운 비인간의 존재로서 인간의 감정을 제안한다. 뇌파측정기, 인공지능과 같은 기계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해석하고 여러 색과 궤적 등으로 번역, 치환해 밖으로 드러낸다.
장전프로젝트는 드론이 감정의 궤적을 따라 비행하는 ‘랜덤 포레스트’를 선보인다. 이스트허그는 굿에 즉흥적으로 참여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무감(無感)’이란 행위를 LED 대화형 미디어 구조물과 음악으로 재해석한다.
천영환의 작품 는 인공지능의 디코딩으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은우는 관람객의 뇌파로 제어되고 완성되는 융합 설치 작품 를 내놓았다. 생체 신호가 데이터로 번역돼 다른 이에게 노출됐을 때 일어날 현상을 보여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래시대 새로운 소통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