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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 사과성 사과’
  • 호남매일
  • 등록 2021-11-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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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산책을 하며 낙엽을 밟는다. ‘내사랑 내곁에’ 김현식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이 가을과 잘 맞아 떨어지는 노래를 들으며 걷는다. 금목서 향내음이 진하게 퍼져온다.


이래저래 소름끼치도록 행복한 가을날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느티나무가 갖가지의 색으로 물이 들었다. 아름답게 물이 든 나무를 바라본다. 봄에 나무 새순은 똑같았다. 그런데 계절을 겪으면서 다양한 색으로 물든 나무를 바라보면서 사람도 잘 물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과의 고장 거창을 방문하였다. 빨갛게 주렁주렁 열리는 사과나무를 보며 탄성을 질렀다. 빨간 사과나무를 가까이 보려고 잠시 멈추었다. 주렁주렁 열린 사과나무를 보니 사과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사과에 대한 스토리는 많다.


과학, 미술, 여신, 자유 등 상황에 맞는 스토리가 마음을 움직이게 하며 내러티브를 만들어 낸다.


사과를 수확하는 계절에 사과의 이야기는 혁신이다. 세잔의 사과, 애플사의 사과, 월리엄 텔의 자유의 사과, 마그리트의 사과,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일본의 아오모리 사과 등 이야기는 듣고, 들어도 재미있다. 가장 이슈가 되는 사과는 애플사의 로고에 대한 이야기다.


과학자 뉴턴을 좋아했던 스티브잡스는 애플사의 첫 로고는 ‘사과나무 아래서 책을 읽고 있는 뉴턴의 모습’ 이다. 그 상황만 그려보아도 스티브 잡스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았다. 과학, 책, 나눔, 연구, 휴식 등 다양한 내러티브가 한 바구니다.


최근, 수많은 사과의 스토리 중에 한 정치인의 발언은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하였다. 그 정치인 주변인들이 사과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사과는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혐오를 일으키게 하였다. ‘일명 개 사과’ 다. 사과는 개에게나 줘버려 하는 식이다.


한국일보 김정우 기자의 ‘사과 사진’ 메시지는 ‘비(非)사과성 사과’ 였다. 라는 기사다. ‘Non-Apology Apology’ 라는 영어 관용구가 있다. 직역하면 비(非)사과성 사과로 약간 의역하자면 면피용 사고에 가깝다고 한다.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가 아니라 “그렇게 생각했다면 유감이야” 정도로 말하는 걸 가리킨다고 한다. 진정성 없는 ‘겉치레 사과’ 라는 애기다.


그런데 이번 대선 후보의 사과는 진정성 없는 겉치레 사과를 넘어 상대방에게 오히려 불쾌감을 주는 사과다. 진정성이 없는 사과이며 상대방을 조롱하는 사과다. 한번으로 끝내야 할 사과가 오히려 역반응을 일으키자 정치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광주로 방문을 해서 진심어린 사과를 한다. 그러나 이미 시민들의 마음은 돌아서버렸다.


설령, 그 사과가 진심이라고 한들 한번 돌아선 마음이 쉽게 돌아올지 의문이다. 사과를 하려면 진심을 다해야 한다. 그 진실 된 마음이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린 것이다.


독일의 동화 백설공주는 누구나 안다. 왕비는 악한 마음을 감추고 공주를 찾아와 사과를 원하느냐고 묻는다. 겉으로는 선한 마음을 전하는 것 같지만 속마음은 악마다.


이번에 한 정치인의 사과는 백설 공주의 동화를 생각하게 한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원하는 것을 다 해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뚜껑을 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이 싹 바뀐다.


정치인은 백설공주 마녀의 얼굴이다. 속마음과 겉이 다르게 사람들을 현혹한다. 이제 국민들은 사과의 진실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사과의 힘은 진심을 담아야 한다. 그 진심이 다 한다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정치인의 사과는 기대하지 않는다. 사과를 한다 한들 그들의 사과를 믿지 않는다.


언제 다른 가면을 쓰고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과에 대한 뜻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미안해’ 라는 마음이 담긴 사과와 즐겨 먹는 사과다.


사과라는 단어를 검색했더니 붉은 사과만 등장하였다. ‘사과한다.’ 라는 단어를 입력했더니 ‘미안해’ 에 대한 의미가 담긴 사과에 대한 관련 검색어가 뜬다.


사과는 ‘미안해’ 사과에 대한 의미보다는 우리가 즐겨 먹는 사과에 대한 검색어가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과라는 검색어 보다는 사과에 부사를 덧붙여 ‘사과한다.’ 라는 단어를 입력해야 한다. ‘사과한다’ 는 의미는 사과의 진심이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붉은 사과를 보면 탄성을 질렀는데 사과를 생각하니 불쾌감만 들었다.


사과에 대한 긍정의 마음을 전환하기 위해서 빨간 사과 한입 베어 물고 달콤한 것을 생각해 본다.


또, 사과잼을 듬뿍 발라 샌드위치라도 한입 먹어야 사과 단어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제거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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