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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삶을 잘 보내는 시간여행 기차를 타자
  • 호남매일
  • 등록 2021-11-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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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이른 아침을 먹고 산책 겸 걷기 운동을 위해 장성호로 갔다.


계절은 어느덧 깊은 겨울로 들어가고 있다. 계절은 아직은 가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길을 걷는다. 오늘 낮의 날씨는 14도다. 걷기에 딱 좋은 날이다.


장성호 방죽에서 바라본 햇살이 참 좋다. 스산한 날씨에는 햇살이 주는 고마움은 배다. 호수를 따라 길을 걷는다. 흙길과 나무로 만든 테크길을 걷다보니 쪽빛 하늘에 훌러덩 나뭇잎을 벗은 감나무를 본다. 붉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풍경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강변 한쪽 넓은 들판에 봄날의 풍경이 그려진다. 삼삼오오 강변에서 냉이를 캐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맘때쯤이면 냉이가 예쁜 새싹을 내민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단단해진 뿌리가 봄이면 식탁으로 오는 것이다. 그들과 함께 냉이 냄새를 맡는다. 벌써, 봄이 오는 것 같다.


동화작가인 L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11월이 2월과 닮아 있다. 그래서인지 11월과 2월의 햇살은 가끔씩 구분하기 힘들다. 11월의 마지막 햇살은 2월의 봄이 오는 햇살과 닮아 있어 아마 나물을 캐는 풍경만 본다면 봄이 멀지 않게 느껴진다. 어쨌거나 밖에 나오니 생동하는 삶이 보여서 좋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산책도 하고 휴식을 할 수 있어 좋다.


호수 길을 한참을 걷다가 문득 뒤에서 들려오는 부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40대로 보이는 남편과 부인의 대화다. 남편 왈 점심식사를 하러 추어탕 집에 갔는데 나이가 드신 어르신이 옆자리에 앉아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이가 80대 후반이신 어르신의 대화는 “이제 누구는 갔어.” “누구는 아파서 거동도 힘들어.” 하면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회활동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서글퍼졌다는 것이다.


부부의 대화의 끝은 노년에 친구와 함께 추어탕 한 그릇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라는 것이다. 노년에 밖에 다닐 수 있는 튼튼한 다리가 있다는 것, 친구에게 추어탕 사 줄 수 있는 돈이 있다는 것은 최상의 삶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맞는 이야기네”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부부의 대화를 엿듣고 길을 걷고 있는 시간, 햇살은 오후 4시를 넘어 하오의 시간이다. 할머니 혼자서 강변길 산책을 나오셨다. 겨울이라 해가 일찍 지는 시간인데 어디까지 길을 걸을 것인가? 고개를 돌려 할머니의 발걸음을 눈으로 쫓아본다.


인생은 기차와 같다. 누구나 인생의 기차에 몸을 실으면 자연스럽게 노년의 시간을 만나게 된다. 노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늙었다는 의미의 뜻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인보다는 실버라는 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어른, 어르신이라고 불러 주고 있다.


미국 국제 노년학회에서는 노인을 “인간의 노화과정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심리적, 환경적 행동의 변화가 상호작용하는 복합형태의 과정이다.” 라고 정의하였다.


이것은 노인의 되면 몸의 노화로 인해 환경 변화에 의한 적응력이 떨어지고 모든 능력이 서서히 감퇴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프랑스는 노인을 제 3대층이라고 한다. 상당히 좋은 의미의 해석이다. 스위스는 60이 되는 나이에 빨간 스웨터를 선물하면서 장수를 기원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60이 되면 회갑연을 해 주었다. 아마 요즘에는 회갑연보다는 건강하게 지내라는 축하의 의미가 더 맞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남과 동시에 인생기차를 탄다. 다만, 타는 순서는 같지만 인생 기차에서 내리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노년의 삶이 되었을 때는 시간여행에서 정리를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노년의 삶은 긍정의 시간이어야 할 것이다. 기차가 어느덧 종착역에 도착하는 시간이 가까워지면 혼자서도 삶을 의미를 찾으며 건강하고 기쁘게 살기 위한 일들을 해보는 것도 좋다.


건강하고 기쁘게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것이다. 하루가 길게 느껴지는 것은 소일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노년에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친구 만나기, 산책하기, 노래 부르기, 운동하기 등이다.


친구가 없다면 혼자서라도 자신의 삶에 축복을 줄 수 있는 인생의 열차에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보자. 또한 친구에게 밥을 사 줄 수 있는 축복의 시간을 있다는 것을 감사한 삶, 이게 바로 즐거운 인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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