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90년대생 작가들이 국내 서점가에 새로운 물결을 만들고 있다. 90년대생 작가들은 세상을 향한 타오르는 눈빛과 중장년층 못잖은 삶의 통찰로 기성 작가들의 문법과 있음직한 전개를 거스르며 새로움에 목마른 2030 독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국내 서점 예스24가 최근 2년 사이 도서를 출간한 1990~1999년 출생 작가 35명의 전체 출간 도서에 대한 독자 성·연령 비율을 분석한 결과, 20대(23.4%)와 30대(28.1%) 독자 비율이 51.5%를 차지했다.
특히 2021년 기준, 전체 도서 구매자의 12.4%를 차지한 20대가 90년대생 작가들의 도서에서는 2배 가량 높은 구매 비율을 보였다. 30대도 같은 기준에서 1.3배가량 높은 구매율을 나타냈다.
40대의 경우 전체 도서 구매 비율인 46% 대비 낙폭은 있지만, 90년대생 작가 도서 구매 비율에서도 여전히 가장 높은 29.3%를 차지했다.
예스24는 이를 90년대생 작가들이 동년배를 넘어 40대 중년층에까지 소통의 영향력을 넓혀 나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으로 분석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출간한 90년대생 작가 35명의 대표작을 살펴보면 소설, 에세이, 사회 분야 도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낯설고 새로운 감각으로 삶의 이면을 포착하는 소설, 솔직 대담한 문장으로 모두의 고민을 풀어 가는 에세이, 사회 부조리를 폭로하며 변화의 화두를 던지는 사회 분야 도서들이 독자로부터 공감을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2019 SF 어워드 대상을 받은 심너울의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는 우리 사회 숱한 부조리에 대한 풍자와 해학이 담긴 소설집이다.
젊은 예술가 이길보라 감독의 에세이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는 작가가 네덜란드 유학 생활 중 얻은 배움의 기록이다. 사회 기준이나 부모의 의지를 벗어나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여성 청년의 섬세한 시선과 유쾌한 사유를 담았다.
임명묵 작가의 'K를 생각한다'는 소비 주체가 아닌 정치적 주체, 시민으로서 90년대생의 목소리를 담았다.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과들과 밀레니얼 세대의 좌절감이 결국 같은 뿌리에서 비롯됐음을 역설하며 청년의 목소리로 한국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한다.
예스24 박형욱 소설·시 MD는 "대세로 떠오른 90년대생 작가들의 대담한 문제 제기와 깊이 있는 성찰은 또래를 넘어 기성세대로까지 폭넓은 공감과 인사이트를 제시하며 사회 문화 전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