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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의 '최악 한파'…車생산 350만대 아래로
  • 호남매일
  • 등록 2021-12-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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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생산이 17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부품 품귀가 겹치며 생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미중무역분쟁으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며 현대차·기아는 해외 현지생산 압박을, 외국계 업체들은 일감 확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지난 23일 공개한 '2021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02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이 지난해에 비해 0.8% 감소한 348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4년(347만대) 이후 17년만의 최저치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00년 300만대를 돌파했다. 2007년에는 400만대를 넘어섰고, 2015년에는 455만대를 넘기며 최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15년 이후 2016년 423만대, 2017년 411만대, 2018년 403만대 등 내리막길을 걸었다. 급기야 2019년 395만대로 400만대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역시 코로나19로 전세계 수요가 위축되며 351만대 생산에 그쳤다.



올해 전세계를 휩쓴 차량용 반도체 부품 품귀사태로 세계 승용차 생산이 당초 전망에 비해 1000만대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 역시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국내 5개 완성차업체의 1~11월 완성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314만3228대에 그쳤다.



국내 완성차 생산은 지난 7월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내년의 경우 반도체 품귀사태가 완화하고, 미국과 신흥시장 등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며 올해에 비해 3.4% 증가한 360만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협회 전망이다.



올해 한국지엠과 쌍용차의 생산감소가 특히 가팔랐다.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한국지엠은 올해 1~11월 21만2940대를 생산, 전년 동기 대비 31.5% 감소세를 나타냈다. 쌍용차 역시 같은 기간 7만3028대를 생산, 24.9%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1위 현대차의 경우 같은 기간 0.7% 감소한 146만6430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반면 기아는 4.7% 증가한 126만9408대, 르노삼성은 3.7% 증가한 11만3350대를 각각 생산해 선방했다.



협회는 "4분기(10~12월)에는 반도체 부족 외에도 원자재 수급난, 가격 급등에 따른 기업부담 증가로 실적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며 "요소수 부족사태에 따른 혼란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알미늄(마그네슘), 네오듐(전기차모터 원자재) 등 특정국가에 의존하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실제 마그네슘 가격은 지난 8월 t당 2만위안에서 9월 6만3000위안으로 급등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마그네슘 사용량은 1만t으로, 세계 5위 규모이며, 중국 수입비중이 70%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공유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자율주행차가 양산되기 시작하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부품 품귀사태가 해소된다고 해도 자동차 생산이 2015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업계는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제네시스와 SUV 판매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현대차의 1~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5.8% 증가한 86조5842억, 기아는 24.6% 증가한 52조6740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같은 기간 양사의 영업이익 역시 현대차는 352% 증가한 5조1493억원, 기아는 396% 증가한 3조8906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외국계 3사와 이들 회사에 납품하는 부품업체의 상황은 심각하다.



쌍용차의 1~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한 1조7780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적자(-2380억원)다. 한국지엠의 경우 올해 1~11월 해외에서 제조한 완성차 수입비중을 16.0%까지 높였다.



협회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해외 완성차 수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중대형·고급차·전기차 위주로 수입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외국계업체들은 신차 부재와 노후화, 판매부진에 따른 재정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부품사 중 상반기 적자기업은 조사대상 82개업체중 15.9%인 13개사였지만 3분기에는 42.7%(35개사)로 급증했고,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실적 악화가 본격 반영되는 4분기에는 적자기업수는 더욱 크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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