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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유효기간 시행 첫날 점심 식당가 '혼잡'
  • 호남매일
  • 등록 2022-0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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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종 증명 정보 부랴부랴 갱신…출입문마다 북새통 상인 "손님 문전박대하는 격" 불만…제도 홍보 부족 "사실상 3차 백신 접종까지 강제한 셈" 불만 드높아

코로나19 백신 방역패스 유효기간 제도가 시행된 3일 오후 광주 동구 동명동 한 식당가에서 손님들이 QR코드를 인증하고 있다. 2021.01.03.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 유효 기간 제도 첫 시행일인 3일 정오 광주 동구 동명동 식당가.



대부분의 시민들은 2·3차 백신 접종을 6개월 이내에 마쳐 큰 무리 없이 식당·카페를 드나들었다.



한 직장인 무리가 중국음식점에 들어선 뒤 휴대전화를 이용해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COOV·쿠브)QR코드를 인증했다.



"딩동댕. 접종 완료자 입니다"라는 초록색 문구와 함께 경쾌한 안내음이 들렸다.



하지만 백신 접종 정보를 제때 갱신하지 않아 부랴부랴 서두르거나 '유효기간 만료'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한 50대 남성 손님이 입구 앞에서 QR코드로 출입 등록을 하던 중 "띵동" 알림음이 울렸다. 이어 유효기간 만료 안내 음성이 들렸다.



남성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분명 접종했는데, 이상하네"라고 말했다. 한 달 전 추가 접종(부스터샷)까지 마쳤지만, 휴대전화 COOV 접종 정보 갱신 기간이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종업원 안내에 따라 부랴부랴 접종 정보를 최신화했지만, 휴대전화 인증 절차 등이 복잡해 한참이 걸렸다. 결국 직원 도움으로 4분여 만에 출입 등록을 마치고 식당에 들어섰지만, 그 사이 손님 5~6명이 입장해 출입 등록 창구가 혼잡했다.



2차 접종을 마친 지 6개월이 지나 방역패스 유효 기간이 끝난 줄 모르는 시민도 있었다.



또 다른 식당에 들어선 한 30대 남성은 QR 코드로 방문 인증을 하자 "띵동"만 울렸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남성은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고 읊조린 뒤 "식당 입장을 못하는 거냐"며 난감해했다.



식당 주인은 아직 계도 기간이라고 안내하며 "오는 10일부터 시행이니 참고해달라"며 좌석으로 안내했다.



식당 주인 위모(52)씨는 "대부분 중·노년층의 경우 휴대전화 기능에 익숙치 않아 백신 접종 이력이 만료된 사례가 많다"며 "일일이 안내를 하다보면, 어느새 긴 줄이 늘어서 일손이 부족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방역 패스 유효 기간 제도 시행에 대한 홍보도 필요해 보였다. 박모(32·여)씨는 "방역 패스 유효기간 제도 시행을 모르고 있었다"며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지 넉 달이 지났다. 곧 3차 접종을 맞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점심시간대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 식당가.



어느 식당 출입구엔 한 종업원이 배치돼 손님들의 출입 등록을 도맡아 확인했다. 손님들 대부분이 COOV 앱보다도 접종 증명이 연동되는 모바일메신저를 이용했다. 식당 내 인터넷 연결 상태에 따라 접종 정보를 불러오지 못한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한 손님은 "와이파이가 왜 안 잡히지?"라고 중얼거린 뒤 기다리고 있는 뒷사람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기도 했다. COOV앱 접종 정보 불러오기 과정에서 일부 손님들이 혼선을 빚었다. 한 40대 남성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앱을 강제 종료했다가 재접속하길 반복했다.



회사원 정모(48)씨는 "방역패스 시행 이후 접종 인증 앱을 종종 이용하고 있지만, 도무지 적응이 안 된다. 한시가 아까운 점심 시간대엔 마음이 급해서 인지 한 번에 된 적이 없다"고 했다.



대학생 최모(24·여)씨는 "카페에 들러 출입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COOV앱 업데이트를 안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주변에 사실 유효 기간 개념이나 방역패스 제도 변화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도 애가 탔다.



또 다른 고깃집 사장은 "밥 먹으러 찾아온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이하지 못하고 출입문 앞에 세워놓는 격이다. 유효 기간 만료 대상자가 늘면 혼란이 가중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카페 종업원 김모(27)씨는 "오전 11시40분만 되면 카페 출입문이 붐빈다. 좌석이 없어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이 백신 접종 내역을 인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유효 기간까지 생겼으니 한 번에 입장이 안 돼 발만 동동 구르는 손님이 더 늘어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사실상 3차 접종을 반 강제로 맞아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강모(27)씨는 "부작용이 염려돼 그동안 백신을 맞지 않았다. 다중이용시설 입장 제한 탓에 어쩔 수 없이 맞았는데 이젠 3차 접종도 해야할 것 같다. 반 강제로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볼멘 소리로 말했다.



박모(21·여)씨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백신 후유증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 없이 접종 유효 기간까지 따져가며 실생활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0시부터 방역패스 유효기간 제도를 시행한다. 앞으로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17종 시설을 출입할 경우 유효 기간 2차 접종 이후 180일까지의 방역 패스만 사용할 수 있다.



유효 기간이 지나면 해당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또 일주일 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오는 10일부터는 적발 시 과태료도 부과된다.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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