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화순에 있는 세량지를 걸었다. 사는 곳이 화순과 접변지에 위치에 있어 몇 분 걸리지 않는다. 잡념을 없애기 위해 바닥만 보고 걸었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광주 근교에 물과 산이 인접해 있어 주말에는 사람들이 산책 겸 운동하러 이곳을 많이 찾는다.
새해가 시작되니 사람들이 좋은 글을 보내주었다. 그 중에서도 ‘헤밍웨이의 법칙’이 참 좋아 안내해 본다. 헤밍웨이는 미국의 작가로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노인과 바다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작가다.
헤밍웨이의 법칙이란, 대학의 심리학 강의 시간에 교수는 학생들에게 풍선 속에 자기 이름을 써서 넣고, 바람을 빵빵하게 채워 모두 천장으로 날려 보내라고 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 자기의 이름이 들어 있는 풍선을 찾아보라고 하였다. 시간은 오 분 정도 주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풍선을 찾으려고 교실은 순간 아수라장이 되었다. 5분이 흘렀지만, 자신의 이름이 들어있는 풍선을 찾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교수는 이번에는 아무 풍선이나 잡아 이름을 보고 그 주인을 찾아주도록 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의 이름이 들어 있는 풍선을 빠른 시간에 하나씩 받아 가질 수 있었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헤밍웨이의 법칙’에 대해서 말했다.
“지금 시험한 자기 풍선 찾기는 우리 삶과 똑같다.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행복을 찾아다니지만 행복이 어디 있는지 장님과 같이 헤매고 있다.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과 함께 있다. 다른 사람의 풍선을 찾아주듯 그들에게 행복을 나누어 주자. 그러면 여러분도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헤밍웨이는 ‘행복을 가꾸는 것은 자기 손이 닿는데 꽃밭을 만드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그렇다. 행복은 멀지 않고 자신이 살고 있는 바로 옆에서 행복의 꽃밭을 가꾸다 보면 서로 행복해진다는 진리를 통해서 삶에 대한 자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행복은 멀지 않는 곳에 있다. 톡을 보내온 이의 마지막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바로 옆에 있는 바로 앞에 있는 매일 카톡을 보내오는 친구’입니다.
행복은 우리 주변에 있다. 겨울이다. “따뜻하게 지내”하며 내 손에 양말을 쥐어주는 친구, 맛있는 사과가 청송에서 왔는데 나누어 먹자는 지인, 김치를 담았다고 나누어 주는 이웃사촌,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내 주변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행복의 전달자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마음가짐을 다지기 위해 해맞이를 간다. 행복, 부자, 건강에 대한 새해 소망을 빈다. 새로 시작되는 한해를 잘 살아보려는 의지를 가져보는 시간일 것이다. 먼 동해바다를 찾아 해맞이를 하면서 소원을 비는 것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명작 동화 파랑새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생각나는 동화다. 눈이 펄펄 내리는 날,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딸이 아픈데 파랑새를 보면 나을 것 같으니 파랑새를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두 아이는 파랑새를 찾으려 먼 여행을 떠난다.
과거의 나라, 밤의 나라, 숲속요정의 나라에서 파랑새를 만나지 못한다. 행복의 나라에서 엄마를 닮은 천사를 만나 파랑새가 알려준 곳을 찾아갔더니 자신이 살고 있던 곳에 파랑새가 있었다. 결국 파랑새는 멀리 있는 곳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교훈을 알려주는 동화다.
어렸을적에 읽었던 동화를 기억하는 것을 보면 참 재미있었나보다.
행복은 멀지 있지 않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삶은 ‘소확행’ 이다. 작은 삶속에서 얻어지는 행복이 있기 때문에 세상은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헤밍웨이의 법칙에 관한 행복이야기를 보내준 분은 부산에서 사시는 분이다. 매일 아침 감사의 글, 좋은 글을 보내주는 회원에게 감사의 답 글을 보내야겠다.
새해가 시작되어 행복을 찾아 먼 곳을 여행하려고 했는데 세량지 가까운 곳을 산책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행복은 멀지 않는 곳에 있다. 어쩌면 살아가는 나날 속에 행복이 있을 것이다.
행복은 멀지 않고 내 주변의 꽃밭을 잘 가꾸는 것이 행복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행복을 위한 발걸음을 시작해야겠다. 해년마다 새해가 되면 고운 글을 보내주는 원장님의 따스한 글을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것, 바로 이게 행복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