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수가 36만 명 넘게 늘며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취업자가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여기에 비대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산업구조 변화, 수출 호조 등으로 고용 증가세가 지속되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도·소매업 취업자가 15만 명 줄어들고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2년 연속 감소하는 등 업종별 고용회복 편차는 크게 엇갈렸다. 60세 이상 일자리는 증가했지만 '경제 허리층'인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줄었다. 게다가 근로시간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크게 늘면서 고용의 질도 악화된 모습이다.
◆취업자 수 36만9000명↑…7년 만에 최대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727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2월 평균 취업자 수를 의미한다. 정부는 취업자의 증감 여부에 따라 고용 정책을 펼치는데 지난해에는 1년 전보다 36만9000명 늘며 2014년(59만8000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 취업자 증가 전망치인 35만 명보다도 많다.
연간 취업자 수는 2014년 이후 2015년(28만1000명), 2016년(23만1000명), 2017년(31만6000명) 20만~30만 명대 증가 폭을 보이다가 2018년(9만7000명)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2019년(30만1000명)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21만8000명)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은 바 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020년에는 IMF 금융위기 시절 수준의 고용 충격이 있었는데 지난해 취업자 전체 규모는 2019년도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대면 업종은 아직 어려움을 보이는 등 고용이 완벽하게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60.5%로 전년보다 0.4%포인트(p)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6%p 오른 66.5%로 집계됐다. 정부의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작년 실업자 수는 전년보다 7만1000명(-6.4%) 줄어든 103만7000명으로 조사됐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3.7%로 전년보다 0.3%p 하락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명(0.0%) 감소했다. 이 중 쉬었음 인구는 239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4000명(1.0%) 늘었다. 구직단념자도 62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3000명 증가했다.
◆도소매업·숙박음식점업 감소세…30·40대 취업난 여전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9만8000명·8.5%), 운수 및 창고업(10만3000명·7.0%), 건설업(7만4000명·3.7%) 등에서 증가했다.
반면 대면 서비스업종의 고용 어려움은 지속됐다. 도매 및 소매업은 15만 명(-4.3%) 감소하며 2017년 이후 4년 연속 내림세다. 숙박 및 음식점업도 4만7000명 줄며 2020년(-15만9000명)부터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과 제조업도 각각 5만5000명, 8000명 쪼그라들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33만 명, 20대에서 10만5000명, 50대에서 6만6000명 증가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도 전년 대비 11만5000명 늘었다. 반면 30대는 10만7000명 줄며 2012년(4000명) 이후 9년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40대 취업자도 3만5000명 감소하며 2014년(12만5000명) 이후 7년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재정 일자리 등 정부의 지원으로 60대 일자리는 증가했지만, 경제 허리층인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공 국장은 "30대와 40대 인구가 같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취업자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30대와 40대의 고용률은 각각 75.3%와 77.3%였다. 30대 고용률은 전년과 비교했을 때 그대로였으나 40대 고용률은 0.2%p 올랐다.
종사자별 지위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6만6000명(2.5%)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은 54.6%로 1년 전보다 0.6%p 상승했다. 임시근로자도 15만2000명(3.4%)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는 9만6000명(-7.3%)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만7000명(1.1%) 증가했으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6만5000명(-4.7%), 무급가족종사자는 3만5000명(-3.3%) 감소했다.
취업 시간대로 보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007만8000명으로 3만4000명(-0.2%) 감소했으나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670만6000명으로 75만 명(12.6%) 증가했다. 이 중 1~17시간 취업자가 25만1000명(13.2%)이나 늘었다. '질적' 일자리보다는 '양적'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주당 평균 시간은 38.9시간으로 전년보다 0.1시간 감소했다.
◆12월 취업자 77만3000명↑…7년 10개월 만에 최대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729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77만3000명 늘며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2014년 2월(90만2000명)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월(-98만2000명)과 2월(-47만3000명) 내림세를 보였다. 하지만 3월(31만4000명)부터 증가세로 전환하더니 4월(65만2000명)과 5월(61만9000명)에는 60만 명 이상 늘었다. 이후 6~8월 50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9월(67만1000명)과 10월(65만2000명) 60만 명대 증가세를 보였다. 11월 3개월 만에 50만 명대로 둔화했으나 지난달 70만 명대까지 올라섰다.
공 국장은 "지난해 12월 고용동향 조사 주간에 확진자 수도 많았지만, 코로나 관련 악재는 이미 기존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복지업, 운수창고업에서 회복세가 있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도소매업 역시 감소 폭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7만4000명·7.6%), 운수 및 창고업(12만7000명·8.3%), 교육서비스업(11만5000명·6.5%), 숙박 및 음식점업(6만6000명·3.3%) 증가했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8만명·-2.3%),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5만6000명·-5.0%),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2만9000명·-2.5%) 등에서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29만명), 20대(24만명), 50대(21만4000명), 40대(1만3000명) 늘었으나 30대에서만 1만1000명 감소했다.
종사자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65만2000명(4.5%), 임시근로자 11만9000명(2.7%)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는 7만4000명(-6.0%)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보건복지업, 음식 및 숙박업 중심으로 5만3000명(4.1%) 증가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018년 11월(1만5000명) 이후 37개월 만에 늘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도 3만6000명(0.9%) 늘었으나 무급가족종사자는 1만3000명(-1.4%) 감소했다.
지난달 전체 고용률은 60.4%로 전년보다 1.3%p 상승했다.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2.0%p 오른 67.3%로 나타났다. 실업자는 97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만6000명(-13.8%) 감소했다. 실업률은 3.5%로 전년보다 0.6%p 하락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92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만7000명(-1.9%) 감소했다. 이 중 쉬었음 인구는 243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2000명(-4.0%) 줄었다. 구직단념자도 50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21만8000명 감소했다.
기재부는 고용동향과 관련해 "12월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고점인 2020년 2월 대비 100.2% 회복했다"며 "주요 선진국과 비교시 고용 충격이 작은 편이었으며 캐나다, 네덜란드 등에 이어 위기 이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한 국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