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광주 서구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현장에서 구조·수색과 잔해 제거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2022.02.07.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수사하는 경찰이 입건한 HDC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직원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에 불려 온 현산 직원들은 '최선을 다 했다' '모른다'는 등의 진술과 함께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7일 광주 서구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주말과 휴일 현산 직원 3명을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해 근로자를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본부는 지난 5일 공사현장 안전관리 분야 직원 2명을 조사했다. 이들을 상대로 사고 전후 현장 내 안전 활동과 예방교육 등 시공사로서의 안전준수 의무사항을 지켰는 지 등을 캐 물었다. 시공사 직원으로서 맡은 바 주의의무를 다 했는지 확인한 것이다.
지난 6일에는 콘크리트 품질 담당 분야 직원 1명을 소환했다. 경찰은 이 직원을 상대로 관리계획서에 따라 현장에 반입된 콘크리트의 품질을 제대로 확인했는지, 레미콘 타설 관리를 적절하게 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들 3명은 '모른다' '최선을 다 했다'는 등의 진술과 함께 혐의를 적극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사를 받았던 또다른 현산 직원들 역시 '하청업체에서 한 일이다. 모르는 일'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입건된 하청업체 관계자들 또한 자신들의 직접적 책임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수사본부는 압수한 공정·시공·품질·안전관리 서류와 유관기관의 분석 자료 등을 토대로 이들의 혐의점을 입증하는 데 모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날 현재 붕괴 사고 관련 인원 56명을 조사해 11명을 입건했다. 또 14명을 출국 금지 조처했다.
입건한 11명은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6명(업무상과실치사상 등), 감리 3명(건축법 위반·업무상과실치사상), 하청업체 대표 1명(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하청업체 현장관계자 1명(업무상과실치사상)이다.
붕괴 사고 직후부터 최근까지 현대산업개발 본사 등 45곳을 압수수색, 현재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서면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부실시공 등 사고원인과 책임자는 물론, 건설 현장에서의 구조적인 불법행위까지 엄중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께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내려 하청 노동자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6명 중 4명은 붕괴 잔해에 깔려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4일 사이 차례로 수습됐으나 곧바로 사망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2명도 26~27층에 매몰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