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수 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제조업 국내 공급이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의복이나 신발 등 소비재와 반도체 설비 부품 등 중간재 모두 증가한 가운데 수입 제품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등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1년 4분기 및 연간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8.7(2015=100)로 전년보다 4.5% 증가했다.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2018년(-0.7%) 첫 감소 이후 2019년(0.0%) 정체했다가 2020년(-1.2%) 코로나19 위기로 크게 하락했었다.
제조업 국내공급은 국산과 수입을 포함해 제조업 제품이 국내에 공급된 흐름을 품목별 실질 금액 기준으로 산출한 지수다. 내수 시장 전체의 동향과 구조 변화 등을 공급 측면에서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지난해에는 계속된 코로나19 위기에도 국산은 기계장비, 화학제품 등이 늘어 0.7% 증가했고, 수입은 전자제품, 기계장비 등이 늘어 무려 14.7%나 껑충 뛰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수입의 경우에는 시스템 반도체와 관련한 반도체 수요에 동반하는 전자 제품 수입이 늘었고, 기계장비도 반도체 설비에 들어가는 웨이퍼 가공 장비 같은 장비 수입이 늘어나면서 수입 증가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최종재 국내공급은 전년보다 2.9% 증가하며 3년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국산 소비재(-1.0%)와 자본재(-4.4%)는 모두 줄었지만 수입은 소비재(12.6%)와 자본재(20.1%) 모두 큰 폭 증가했다.
소비재는 휴대폰, 승용차, 휘발유, 의류, 식료품, 화장품 등이며, 자본재는 반도체 제조 장비·금형 등 각종 기계류와 선박, 트럭, 버스 등 운송 장비 등을 포함한다.
광공업과 다른 산업의 원재료, 연료, 부품 등으로 투입되는 재화인 중간재 공급은 국산(2.8%)과 수입(13.8%) 모두 늘어 5.6% 증가해 4년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업종별로 보면 기계장비 12.3%, 전자제품 8.9%로 크게 증가했다. 기계장비는 지난해 3년 만에 오름세를 보인데 이어 2년 연속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전자제품은 국산(-3.3%)은 줄었지만 수입(17.1%)이 늘어 전년도 하락세를 만회했다. 기타운송장비는 수입(3.2%)이 소폭 증가했으나 국산(39.6%)이 크게 줄면서 무려 32.8%나 감소했다.
전체 제조업 국내공급 중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9.4%로 전년(27.2%)보다 2.2%포인트(p) 상승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종재의 수입점유비는 32.7%로 전년보다 3.2%p 상승했고, 중간재는 27.3%로 1.8%p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기타운송장비(8.4%p), 의약품(5.9%p), 기타제품(5.8%p) 등의 수입점유비는 전년대비 상승한 반면, 의료정밀광학(-0.8%) 등은 하락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관련 설비 투자가 늘면서 가공 장비나 부자재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이 본격화하면서 의약품 수입이 크게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작년 4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제조업 제품 중 수입 제품 비중도 30%로 3분기(30.2%)에 이어 두 분기 연속 30%대를 기록했다.
국산 제품 공급은 -0.5%로 소폭 감소했지만 수입 제품 공급이 15.3%로 크게 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이로써 1~4분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최종재는 4.5% 증가했다. 소비재는 휴대용전화기, 의약품 등이 늘어 4.5% 커졌고, 자본재는 웨이퍼가공장비, 반도체검사장비 등이 늘어 4.4% 증가했다. 중간재는 시스템반도체, 나프타 등이 증가해 3.5% 늘었다. 업종별로는 금속가공(-10.7%) 등은 감소했으나 전자제품(12.5%), 기계장비(7.6%) 등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