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광주대교구가 1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피해자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2.02.15.
천주교광주대교구가 광주 서구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천주교광주대교구는 15일 오후 3시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 인근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김희중 대주교의 주례로 추도 미사를 진행했다.
희쟁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남은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열린 이날 추도 미사에는 광주교구 소속 신부와 신자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미사를 집전한 김희중 대주교는 "가톨릭교회에서 노동은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협력하는 가장 고귀한 활동"이라며 "집을 짓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기본인 의식주의 하나로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집을 짓는 일이 언제부턴가 온 가족이 안락하게 생활하는 보금자리를 짓는 일이 아닌, 자본의 논리로 이익 창출을 위해 팔고 사는 수단이 돼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학동과 이 곳 등 우리나라 건설 현장 여러 곳에서 일어나는 사고들을 통해 물질 중심의 삶이 사람들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역력히 보여주고 있다"며 "늦어진 공정을 단축하고 비용을 아끼려다 발생한 불량 시공은 엄청난 높이의 건물을 무너뜨리고 무고한 생명을 잃게 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주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는 우리에게 이런 일이 있어선 안된다"며 "(이번 사고가) 비판과 비난의 대상만이 아닌 실효성있는 개선책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르고 떳떳한 목소리가 묻혀버린 세상이 아닌, 바른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며 "생명 중심의 삶을 살아가야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주교는 강론을 마치며 현대산업개발을 향해 유가족들의 고통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고, 주변 상가와 주민들의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광주시와 서구청을 향해서도 유가족과 희생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망자 6명은 사고 직후 붕괴 잔해에 깔렸다가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8일 사이 차례로 수습됐다.
/김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