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합동분향소에서 피해자 가족협의회 안모(45)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2022.02.22
광주 HDC현대산업개발(현산)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로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진 가운데 유가족들이 현산을 용서하면서 \"다시는 건설 현장에서 사람이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22일 현산과의 피해 보상에 합의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사고 현장의 남은 과제 해결을 위해 현산 측과 상생협의체를 꾸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광주 붕괴아파트 피해자 가족협의회 안모(45)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자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해주면서 가족들이 내민 화해와 용서를 받아준 현산 정몽규 회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은 현산에 \'다시는 건설현장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지 말아달라\'는 것과 \'사고 현장에서 희생된 여섯 분을 영웅으로 만들어 달라\'는 내용을 요구했다\"며 \"이 사고 현장이 반목과 대립에서 비롯된 싸움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상생으로 거듭나 재건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가족들은 현산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이미 장례를 마친 희생자를 제외한 5명의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었다.
가족들은 장례와 별도로 지난 12일 합동분향소를 차리고 지역 사회의 조문을 받았다. 분향소 운영 열흘 째인 이날 현재까지 900여 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다녀간 가운데 전날 오후에는 정몽규 회장이 분향소를 찾아 헌화·분향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전날 정 회장의 진심 어린 사과와 대화 끝에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가족들은 합의 조건으로 \'반드시 정 회장이 내려와 가족들을 만나 결론지어야 한다\'고 계속 요구했으며,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어제 정 회장을 직접 만났다\"며 \"정 회장이 가족들의 제안과 설득, 정당성과 같은 부분들을 모두 받아주면서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산은 당연히 처벌받아야 하지만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가족들은 현산에게 기회를 주기로 입장을 모았다\"며 \"정 회장은 가족들이 사고 현장을 마음아프게 생각하지 않고 훌훌 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현산과의 상생협의체를 꾸려 사고 현장 수습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안 대표는 \"상가 상인들과 입주 예정자들 문제 등 앞으로 남겨진 숙제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현산에 제안했다. 유관기관은 물론 상가 상인들과 입주예정자 등도 함께 참여해 사고 현장을 다시 재건하자는 취지로 꾸릴 예정이다\"라며 \"가족들은 사고 현장이 폐허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곳에서 또 다시 사고가 일어나면 다시 마음이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거 예정인 201동 건물 부지에 공원 또는 도서관을 조성하자는 가족들의 제안에 현산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산과의 합의가 마무리되면서 가족들은 합동분향소 운영을 마무리 짓고 조만간 사고로 희생된 고인들의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께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김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