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 남아니따 양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할머니인 남루이자 씨와 포옹을 하고 있다. 남아니따 양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한 뒤 현지에서 어머니와 고려인의 보호를 받으며 부다페스트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광주 고려인마을의 지원을 받아 한국행 비자를 발급받고 한국으로 입국했다. 2022.03.22.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의 포화를 피해 삶의 터전을 떠난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 31명이 광주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입국해 가족들을 만난다.
우크라이나 현지 고려인 동포들의 첫 집단 입국이다.
26일 광주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달 30일과 다음달 1일 2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 31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이달 30일 고국에 도착하는 이들은 영아, 어린이 8명과 여성 13명 등 21명이다. 다음달 1일에는 어린이 6명, 노약자 4명 등 총 10명이 입국한다.
러시아 침공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거주 고려인 동포가 입국해 광주고려인마을 가족과 재회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집단 입국은 처음이다.
앞서 이달 13일 최비탈리(64)씨의 손자 최마르크(13)군이 가족에게 돌아왔고, 22일에는 남루이자(56·여)씨의 손녀 남아니따(10)양이 고국 품에 안겼다.
입국을 앞둔 고려인 31명은 모두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다, 전쟁 발발 직후 인접 국가인 몰도바·폴란드·헝가리·루마니아 등지로 피신했다. 그러나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불안한 피난 생활 중이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광주 지역사회는 고려인 동포 집단 입국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모금 활동을 벌였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항공권 15매를 지원했고, 광주YMCA와 고려인마을법률지원단, 개인 기부자 등이 1300만 원을 모아 광주고려인마을에 기탁했다. 이들의 온정을 통해 항공권 구입을 비롯한 경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신조야 광주고려인마을 대표는 \"성금을 통해 입국 경비 마련에 힘쓴 지역사회와 고려인마을 주민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