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나무들이 잎을 꺼낸다. 푸른 잎이 솟아올라 하늘을 향해 노래한다. 연두 빛 나무 뭉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잎과 잎이 올리브빛으로 부셔지는 봄날이 푸르다. 봄빛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들의 걸음에 아픔이 베여있다.
그림책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여기저기 났나보다.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여름이 온다’ 가 안데르센 상 선정에 작가와 관련이 없는 나에게도 축하 전화가 왔다. 그림책을 사랑한다는 것이 방방곡곡에 알려 졌나보다.
안데르센은 동화작가다. 그의 작품 인어공주, 미운오리새끼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이다. 동화작가인 안데르센은 세계적인 작가로 그를 기리는 상은 의미가 매우 크다. 그림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안데르센 상을 우리나라의 그림책 작가 이수지가 수상했다.
안데르센은 덴마크에서 태어나 배우가 되고 싶어 했다. 그는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배우보다는 극본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안데르센의 동화는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보다는 상류층을 위한 글이었다. 안데르센의 동화인 미운오리새끼는 그의 성장 과정이다. 안데르센의 꿈은 중국 황실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때 유럽에서서는 중국은 금으로 만든 황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림책 작가 이수지가 ‘여름이 온다.’ 라는 작품으로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안데르센 상을 한국 작가로는 첫 영광을 안았다. 2020년도 스웨덴의 빨간머리 앤 작가 린드 그렌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과 함께 코로나 상황에서 기쁜 소식을 안겨주었다.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 그림책 출판사 평을 빌려오면 ‘사계의 구성을 따라가는 풍성하고 입체적인 이야기다.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의 흐름을 따라 총 3악장으로 1악장 여름의 콜라주와 크레용으로 자, 시작 공격으로 물 풍선으로 물싸움을 한다. 2악장 여름의 울림은 선과 점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며 악보가 등장한다. 3악장은 담채와 아크릴 물감을 혼용해 이야기를 끌고 간다.’ ‘여름이 온다’ 그림책은 글이 없고 입체적인 그림이 이야기를 끌고 가며 책에는 바코드가 있어 비발디의 사계절 중 여름 음악을 재생하여 들을 수 있다는 것을 보더라도 창의, 융합적인 그림책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교육은 융합적인 사고능력이다. 그림책을 보면 음악을 들으며, 빗소리의 경쾌한 움직임을 보면서, 역동적인 여름을 만날 볼 수 있다.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 그림책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빗소리, 언어가 들린다. 또한 그림책에 악보가 그려져 빗방울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러시아의 화가 칸딘스키를 만나는 듯하다. 그동안 이수지 작가는 볼로나 라가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로 인정받았다.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파도야 놀자’는 글 없는 그림책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유럽 등에서 비평가들에게 각광받는 작가다.
이번에 받은 안데르센상은 이수지 작가의 그동안의 미술기법이 응집되어 있는 작품으로 그림책을 넘기면서 음악을 듣고, 춤을 추며, 빗소리를 연주한다.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을 평소 좋아해 미리 그림책을 만났다. 그림책을 본 순간 작가의 창작성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름이 온다’ 그림책은 글이 없다. 그림만으로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동안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은 글이 없는 그림책이 주를 이루었다. 미술적인 요소로 소통하는 공감언어로 독자는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수지는 작가의 안데르센상 수상을 문재인 대통령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에 이수지는 작가는 그림책 두 권을 감사 인사로 보냈다. 이 작가는 두 권에 책에 그림과 함께 “존경하는 문 대통령님,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항상 굳건하세요.”, “존경하는 문 대통령께, 물처럼 자유로우시기를….” 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현실과 환상 사이 경계를 보여주는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은 글 없는 그림책으로 세계의 어린이와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만날 수 있다. 아이가 물을 쏘아 올리는 것으로 시작되는 그림책은 우리에게 더 넓은 세계로 안내한다.
봄 햇살에 깨어나는 나무를 본다. 우리는 새봄을 만났다. 머지않아 여름이 올 것이다.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여름이 온다’ 로 공감각적 놀이를 통해 음악과 미술, 그리고 춤에 빠져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