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이 강타한 2020년 말 기준 직장인 1인당 평균 대출액이 4900만원으로 전년보다 10% 넘게 증가했다.
지난 몇년 간 평균 증가율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호황에 이른바 직장인들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대출 추세가 여실히 드러났다.
금융, 정보통신 등 고소득 업종의 대출액이 컸지만 코로나로 직접적 타격을 입은 업종은 대출 규모는 작아도 높은 대출 증가율과 연체율을 보여 부채에 있어서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0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를 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은 4862만원으로 전년(4408)보다 10.3%(454만원) 증가했다.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은 개인이 은행 또는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 잔액의 합을 임금근로자의 수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임금근로자 평균 대출은 12월 기준 2017년 3974만원, 2018년 4175만원, 2019년 4408만원으로 5%대 증가율을 보이다가 2020년 두 자릿수 증가율로 급증했다.
대출유형별로는 은행이 전년보다 11.6%(330만원), 비은행은 8.0%(124만원) 증가했다. 신용대출(19.2%)이 가장 많이 늘었고, 보금자리론이나 전세대출 등 주택외담보대출(15.8%)도 전년대비 증가폭이 컸다. 주택담보대출(1.6%)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임금근로자를 개인대출 잔액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사람의 개인대출 잔액인 중위대출은 4500만원으로 전년보다 16.3%(631만원) 증가했다. 임금근로자의 대출잔액 기준 연체율은 0.50%로 전년보다 0.1%포인트(p) 소폭 낮아졌다.
임금근로자 중 남성의 평균 대출은 6026만원으로 여성(3438만원)의 1.75배다. 1년 새 증가폭은 남성 10.0%(549만원), 여성 11.2%(347만원) 증가했다. 대출잔액 기준 연체율은 남성 0.55%, 여성 0.40%로 각각 0.1%p, 0.09%p 감소했다.
연령대로 보면 대출액은 40대가 가장 많았지만, 증가세로 보면 \'2030세대\' 젊은 직장인이 높았다.
40대 근로자 평균 대출액이 전년보다 10% 늘어난 712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30대(6475만원), 50대(5810만원), 60대(3675만원) 순이다.
29세 이하는 평균 대출액이 1466만원에 불과했지만 대출 증가율이 30%(29.4%)에 육박했다. 30대도 15.5%로 비교적 높았다.
29세 이하는 전년보다 주택외 담보대출(45.0%)이 가장 많이 증가했고, 30~60대는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29세 이하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에 따른 보금자리론이나 전세자금 대출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며 \"다른 연령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이나 자산 참여 확대로 신용 대출 증가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소득 수준에 따른 대출액을 보면 소득 5000만~7000만원 미만은 8845만원(10.4%), 7000만~1억원 미만 1억1882만원(9.7%), 1억원 이상 1억7131만원(9.1%)로 증가율과 대출액이 컸다. 3000만원 미만은 2386만원(6.8%), 3000만~5000만원 미만 5063만원(8.3%)으로 고소득 근로자에 비해 대출 규모나 증가율이 낮았다.
반면, 연체율은 3000만원 미만(1.25%), 3000만~5000만원 미만(0.35%)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산업별 임금근로자 평균 대출액은 금융·보험업이 9541만원으로 가장 높고, 정보통신업이 7069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숙박·음식점업은 1898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대출 증가율이 21.5%로 가장 높았다. 연체율도 숙박·음식점업이 1.19%로 가장 높았다.
숙박·음식점업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직접적 타격을 입은 업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