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업난 여파로 지난달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이 7개월 만에 다시 1조원대 지출로 올라섰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3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50만명대 증가세를 보였지만, 경기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3월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3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월(1조1790억원)보다 1754억원 줄어든 것이나,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1조1663억원) 이후 7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1조원대를 웃돌던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9월 9754억원→8877억원→8224억원→8114억원→8814억원→8784억원으로 6개월 연속 1조원을 하회한 바 있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다시 1조원을 웃돈 것은 코로나19 오미크론 장기화에 따른 고용충격 지속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구직급여는 일정 기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실직했을 때 정부가 실업자의 생계유지나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일정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실업급여\'라고도 불리며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지급된다.
다만 구직급여의 경우 연말 계약 종료에 따른 계절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어 통상 연초에 신규 신청이 많고 지급액이 늘어나는 편이다.
김영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말이 되면 계약기간 만료 등으로 인해 (구직급여 신청이) 많이 나온다\"며 \"그런 것들이 누적되다보니 (그간) 3월이 구직급여 액수로 봤을 때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추세 자체가 하향 안정세가 되고 있기 때문에 3월을 피크(정점)로 해서 다시 1조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낙관해본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3만3000명으로 전월(9만4000명) 대비 3만9000명 늘었다. 다만 전년 동월(14만9000명)보다는 1만6000명 줄었다. 1인당 수혜금액도 약 134만원으로 전년 동월(136만원) 대비 감소했다.
노동시장 회복,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건설업, 제조업,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구직급여 신청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고용부는 분석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1408만1000명) 대비 55만5000명(3.9%) 증가한 1463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3개월 연속 50만명 이상 증가세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가 1006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만1000명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지침 완화 등에 따른 대면서비스업 회복 등에 힘입어 대부분의 업종에서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거리두기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은 국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 3월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택시를 포함한 육상운송업과 항공운송업도 여전히 여러운 상황이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66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9000명 늘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전자통신, 금속가공, 전기장비, 식료품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증가 추세를 보였다.
다만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업은 8년 만의 수주량 경신에도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아 1100명 감소했다. 건조업을 중심으로 감소폭은 소폭 축소됐다.
섬유업은 지난해 마스크 등 코로나19 방역용품 관련 기저효과로 700명 감소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을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24만명(12.9%)으로 가장 크게 늘었다. 이어 50대 16만3000명(5.5%), 40대 6만6000명(1.9%), 29세 이하 6만7000명(2.8%), 30대 1만9000명(0.6%) 순이었다.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