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5월 가정의 달이 되어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보건부 발표에도 아직도 자유롭게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 해지 안내에도 사람들은 코로나 불안에서 해방된 것은 아닌가 보다. 거리에서 사람의 얼굴표정을 보기에는 이른 시기이다.
대통령 선서와 지방 선거가 진행되는 상황에 내 핸드폰 번호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모르지만 후보들의 공약을 담은 홍보메시지가 홍수로 밀려온다. 많은 문자 메시지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생겨버렸다.
수업 일정이 바뀐 사항을 문자로 보냈는데 한꺼번에 쏟아지는 선거용 메시지 문자가 많아 확인하지 못한 실수를 내가 품어야 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K에게 전화를 못했다. K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벗과 정치 이야기를 될 수 있으면 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선거,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당연히 관심을 갖게 되다보니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년 투표를 할 때마다 에너지 소비를 하면서 사회의 물결에 흘러간다.
농경문화에서는 마을 공동체가 하나 되어 협동을 하며 살았다. 그렇기 때문에 울력, 품앗이, 두레라는 용어가 생겨나면서 서로를 도와야 하는 시대였다. 농경 사회는 유동성이 없기 때문에 공동체의 협력이 중요한 사회였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디지털 유목민이라고 한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정보와 지식의 흐름에 따라서 거대한 물결이 흐르는 사회가 되었다.
폴란드 사회학자 바우만은 현대사회를 가리켜 불안전성이 지배하는 ‘액체사회’ 라고 하였다. ‘그는 예측과 통제가 가능했던 전통사회와 달리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상태와 공적영역에 대한 믿음이 녹아내리는 불안정하고 불확정한 특징을 갖는다.’
액체 사회는 액체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끊임없이 흔들리기만 하고 결정을 못하는 탐색사회라고 한다. SNS 탐색에서 뉴스나 포털에서 계속 비슷한 성향의 기사를 접하게 되면 한쪽으로 치우치는 정보를 접하게 된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추천 알고리즘은 정보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균형적인 정보 감각을 놓치게 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많은 정보와 알고리즘으로 인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결정 장애 불안이 존재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가 더욱더 불안전한 사회가 된 것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다. 빌게이츠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최악의 상황이 아직 안 왔을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경고했다.
빌게이츠는 영국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팬데믹이다. 전염성 강하고 심지어 더 치명적인 변이를 만들어낼 위험에 놓여 있다”고 하였다.
게이츠는 집필중인 저서에 ‘다음 팬데믹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에도 그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사회에 급변하게 변화하는 트랜드에 민감해야 한다. 액체사회에 사람들의 의식은 융통성이 있으며 진짜 자아 찾기를 위해 성격검사를 통해 자신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늘었다. 요즘 페이스북, SNS를 보면 자신의 일상을 올려놓은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골프 인구가 늘어났다. 그런데 20, 30대들은 골프보다는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페이스북, SNS, 인스타그램,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것에 선두주자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 상황이 끝나면 우리 사회는 어떠한 변화의 흐름을 탈 것인가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이웃에게 자신이 남과 다름을 과시했던 시대라면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액체사회의 물결을 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상황에 우리는 새로운 변화의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유동적인 사회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 흐름에 동반해야하는가? 그냥 묻혀야 하는가? 삶의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액체 사회에서 우리가 지켜 나아가야 할 것은 감성이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정확하게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마스크 위, 눈빛에 대한 교감은 컸을 것으로 본다. 타인의 눈빛이 주는 선한 영향력을 기대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