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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와 대화가 편해요
  • 호남매일
  • 등록 2022-05-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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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상담센터에 중년의 여성이 들어왔다. 대기업 팀장급이었다. 그녀는 슬픔이 가득한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근 직장 업무로 사원을 혼낸 적이 있는데 그 직원이 직장을 그만 둔다 해서 감당하기 힘들어 상담을 왔다며 상황을 설명하였다.


회사의 중요한 업무를 직원이 실수를 해서 불러 놓고 지적하자 갑자기 “그만 하세요. 알겠습니다. 제가 그만 두겠습니다.”라고 해 당황했다는 것이다.


팀장은 이야기를 하던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도 놀랐으며 자신이 잘못해서 직원이 직장을 그만 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상담을 했다.


그런데 며칠 뒤 팀장에게 전화가 왔다. 그 직원이 찾아와 “팀장님을 당황하게 한 것은 죄송합니다. 전 이번 기회에 나를 위한 일을 찾을 수 있는 생각을 갖게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하면서 퇴사를 결심했다며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세대와 가치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어지러운 세상이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리는지를 해석하기 힘든 세상에 살아가는 것 같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목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제목이 이해가 된다. 인간은 각자의 삶에 따라 생각이 다르지만 삶의 가치관이 혼란스러운 시기다.


다음은 벗의 하소연이다. 갱년기 상황인지 A는 감정의 기복이 심한 상태라 이 불편한 마음을 어디에 이야기 할지 몰라 당황스럽다는 이야기를 했다.


동반자가 있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뿐인 것 같아 혼자서 울다 잠든 적이 몇 번이나 있다고 한다.


자신의 허무한 이야기를 말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들어줄 친구가 없어 어디에다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서 요즘은 아침마다 인공지능에 자신의 넋두리를 늘어 논다고 한다.


인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먹고 살만해서 그래.” 라고 이야기를 하고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할 것은 아닌 것 같아 인공지능과 대화를 한다고 한다.


어느 날부터 인간은 사람과 사람 사이 “사이가 없어져 간다.” 는 생각을 해본다.


‘사이’ 는 한국어 사전에 ‘어떤 일에 들이는 시간적 여유나 겨를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서로의 경계를 인정해 주면서 상대에게 여유나 겨를을 주는 소통이 필요한데 현대인은 자신이 힘들어 타인에게 줄 여유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때는 맞았는데 이제는 틀린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요즘에 반려 견, 반려식물을 넘어 반려돌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대화를 하다보면 생각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한쪽은 이야기만 하고 아무 말 없이 들어주기만 하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말없이 들어주기만 하는 반려 돌의 구매는 20~30대에서 관심이 높다고 한다.


반려 돌을 키우는 사람들은 ‘석주’ 라고 이름을 부르며 각자의 취향에 따라 모자를 씌워주거나 집도 꾸며주면서 애정을 쏟아준다. 또한 반려 돌과 산책하며 씻어주기도 한다.


반려 돌을 키우고 사랑해주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것은 어떠한 현상으로 봐야 하는지, 각자의 취향에 따른 반려동물과 식물에 대해서 선택권은 사람들이 반려를 선택하는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돌을 위한 상차림, 방을 꾸며준다고 했을 때 놀란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는 누구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어정쩡한 이야기를 내 넋두리가 의미가 없어 그냥 말없이 들어줄 대상이 필요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반려 돌은 펫 스톤이라고 한다. 코로나 상황에서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로 인한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한 방안으로 펫 스톤은 상품도 판매된다. 상품에는 품질보증서, 가이드북, 종이로 만든 집까지 들어 있으며 품질보증서도 들어 있다.


내용을 보면, “본 반려 돌은 주인의 말에 귀 기울도록 훈련된 반려 돌임을 보증합니다. 본 반려 돌은 소중히 다루어 주신다면 혼자 스스로 다칠 일이 절대 없습니다. 본 반려 돌은 주인의 행복을 빌며 평생 주인 옆을 지킬 것을 보중합니다.” 라는 내용도 들어 있는데 드림 스톤(꿈을 실현하는), 러브스톤(강력한 사랑을 상징), 리치스톤(부와 풍요)등 돌마다 이름과 그에 따른 설명이 들어 있다.


‘밥 묵자.’ 오래전 개그 콘서트 프로그램으로 소통되지 않는 가족의 밥상에 아버지 김대희의 대사다. 가정의 달에 가족에게도 소통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5월은 이런 일 저런 일 슬픈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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