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교 광주소방안전본부119종합상황실 소방장
휴일 인근 공원을 가보면 반려견을 데리고 나와서 산책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볼수 있다. 반려견 증가와 함께 유기견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 영향으로 개물림 사고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다.
지난 4월 광주의 한 공원 사거리에서 입마개를 하지 않고 목줄이 풀린 중형견 4마리가 길을 지나던 소형견을 물어 죽이고, 개 주인까지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올해 5월 19일, 강원도 양양으로 신혼여행 중인 A씨는 아내와 생후 6개월 된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가 보더콜리 종의 개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아내가 필사적으로 온몸으로 반려견을 감싸고 저항하자 보더콜리는 부부까지 공격했다. A씨의 아내는 이 사고로 팔과 다리에 상처를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고 현재까지 사고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들의 반려견도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
매년 전국에서 발생하는 개물림 사고는 2,000건이 넘는다. 특히 야외활동이 잦은 봄철과 여름철(5월에서 8월)에 개물림 사고가 집중됐다. 광주지역에서도 2018년부터 2021년도 까지 개물림 신고로 소방력이 출동한 건은 총 113건으로 해년마다 28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개물림 사고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입마개와 목줄을 채우지 않아 발생한다. 개 물림 사고는 이러한 보호자의 규정을 지키지 않는 안일한 태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견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일 것이다.
유기견의 경우는 또 다른 경우이다. 주인이 없는 유기견의 경우 무리지어 다니는 것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유기된 개들은 굶주림과 병에 노출되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으며 세대를 거치며 점점 더 야생화 되어간다.
먼저 유기견을 발견하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다가가지 않고 유기견을 주시하면서 제자리에서 유기견이 경계를 풀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흔히“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된다”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행동은 개에게 공격적인 의사로 받아들이질 수 있기에 눈을 마주치기보다 고개를 돌리고 슬며시 개의 행동을 주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두려움에 갑자기 뒤를 돌아 도망치는 행동 또한 위험하다. 개는 움직임에 민감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뛰는 행동은 개의 추격본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우산 등을 이용해 개의 시야를 가리거나 천천히 뒷걸음질로 물러나 그 구역을 벗어나면 된다.
유기견과 대치 상황에서 넘어졌을 때는 다리와 몸을 움크리고 팔로 머리와 목을 보호한 뒤 도움을 요청해야한다. 특히 머리 부위는 개의 공격으로 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그리고 개에게 물리게 되면 반드시 병원치료를 받아야하는데 그 이유는 관리되지 않은 개에 의해 광견병 등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인근이라면 더욱 더 주의가 요구된다. 체구가 작은 어린아이는 개에게 더 쉽게 공격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처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서 119 신고로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조치해야한다.
119에 신고를 할 때는 대원들이 출동단계에서부터 상황에 대한 대처를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현재의 상황, 정확한 위치, 개의 종류와 몇 마리인지 등 가급적 자세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며 개를 자극하여 도망가거나 공격성을 키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반려견의 사고나, 유기견의 증가는 견주의 주인의식과 책임의식 결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책임의식으로 개로인한 사고를 좀 더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