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가 거래를 위해 지갑에 보유한 현금이 10만원에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편송금·서비스 발달로 현금 쓸 일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서다. 가계가 한 달에 쓰는 현금은 월평균 51만원으로 전체 지출 중 현금 비중(21.6%)은 신용·체크카드 절반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계가 거래용으로 보유한 평균현금은 8만2000원으로 2018년(7만8000원)보다 4000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거래용은 일상적인 거래를 위해 지갑이나 주머니 등에 소지하는 현금을 말한다.
현금보유액별로 보면 거래용 현금으로 5만원 이상을 소지한 응답자의 비중이 2018년(49.3%) 대비 11.0%포인트 뛰며 과반(60.3%) 넘게 차지했다.
한은은 지난해 9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전국 가구의 가구주 1500명을 대상으로 방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한은은 국민 현금사용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3년 단위로 정례 조사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 5인 이상 기업체 505개가 대상이다.
현재 소지한 돈 이외에 비상시 시용하려고 집, 사무실 등에 보관하는 예비용 현금 평균 보유액은 35만4000원으로 2018년(54만3000원) 수준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보유가구 비중이 31.4%로 2018년(23.3%)보다 8.1%포인트 상승했다.
현금보유액별로 보면 30만원 미만의 예비용 현금을 보유한 가구의 비중(17.7%)이 9.1%포인트 오르는 등 큰 폭으로 뛰었다.
가계가 상품이나 서비스 구입 등을 위해 지출한 현금 규모는 감소하는 추세다. 현금 지출액은 월평균 51만원으로 2018년(64만원)에 비해 25.4%(13만원) 쪼그라들었다. 결제 수단 가운데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체 지출액에서 현금 비중은 21.6%로 신용·체크카드(58.3%)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기업의 경우에도 원재료 구입 등을 위한 현금지출 규모는 줄어들었다. 현금 지출 비중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기업의 최근 1년간 월평균 현금지출액은 912만원으로 2018년(2906만원)보다 68.5%(1990만원) 감소하는 등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급수단별 지출액을 보면 현금지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1.2%에 불과한 반면 계좌이체는 상승세를 보이며 가장 큰 비중인 8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기업은 일상 운영자금과 함꼐 비상시에 대비한 현금보유고를 늘렸다. 기업의 평균 현금보유액은 470만원으로 2018년(222만원)보다 111.4%(248만원) 불어났다. 운용자금용 현금보유액이 36만원으로 2018년(153만원)에 비해 135.6%(207만원) 늘었고, 예비용 현금(110만원)도 58.3%(41만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