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완화적 태도를 유지하는 등 대출 문턱을 낮추는 반면, 기업에 대해서는 강화할 전망이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 상환 부담 증대 등으로 가계와 기업 모두 신용위험이 전분기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11일 한국은행이 204개 금융기관 여신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중 국내은행의 전체 대출 태도 지수는 6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19) 보다 낮아진 것이기는 하지만 가계대출 총량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기 이전인 지난해 2분기(7) 수준을 회복한 수치다. 지수(100~-100)가 마이너스(-)를 보이면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의미다. 플러스(+)면 그 반대다.
3분기 가계주택대출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4로 전분기(31)보다는 완화정도가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 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9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의 가계대출 문턱은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강화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등에 대응해 완화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의 영향 등으로 상대적으로 대출금액이 큰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대출태도 완화 정도가 전분기보다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전년동기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월 11.4%에서 올해 1월 6.2%, 4월 2.8%로 크게 낮아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달부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않도록 하는 DSR 적용 대상을 기존 2억원 초과 차주에서 1억원 초과 차주로 강화됐다.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대내외 경기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여신건전성 관리 필요성 등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6으로 전분기 3에서 마이너스 전환됐다. 그만큼 은행들이 대기업에 대한 대출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도 전분기 6에서 -6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은행의 중소법인 및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 종료가 9월 만료될 예정됨에 따라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중소법인·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만기연장 등 코로나19 대출지원조치가 9월 말 종료될 예정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상호저축은행(-39), 상호금융조합(-28), 신용카드회사(-13), 생명보험회사(-12) 등 모든 업권에서 강화될 전망이다. 이들 기관의 올 3월 말 기준 대출잔액은 상호저축은행 108조원, 상호금융조합 611조원, 신용카드사 33조원(카드론 기준), 생명보험사 180조원이다.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생명보험사는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증대, DSR 규제 강화, 금리 상승 등이 대출태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조사됐다. 신용카드사는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대출태도가 강화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로 신용 위험 경계감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2분기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38로 전분기(26)보다 높아졌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2분기(42)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2분기 8에서 3분기 11로 높아졌고, 중소기업도 25에서 31로 올랐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22에서 39로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위험은 일부 취약업종과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의 신용위험도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상환 부담 증대 등으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의 잔액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 3.01%에서 올 3월 말 3.25%, 5월 말 3.42%로 높아지고 있다.
전체 대출 수요는 소폭 줄었다. 3분기 은행의 대출수요지수는 -2로 전분기 -6보다 소폭 낮아졌다.
가계의 대출수요는 일반대출 수요가 -17에서 -19로 낮아지고, 주택대출 수요는 -17에서 -6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기업의 경우 대기업은 전분기와 같은 6, 중소기업은 전분기 6에서 8로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의 경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채 발행 시장 위축 등의 요인으로 전분기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